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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an 02. 2023

이럴 거면 게임을 뭐하러 해!

역시, 스포츠는 사회의 축소판


며칠 전 한국 프로배구 경기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유튜브 추천이 떠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 장면이 한국 회사(직장)들의 현재 상황,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 해서 헛웃음이 나왔다.


분노한 후인정 감독


사건의 전말을 잘 정리한 영상이 있다. 일단 감상하자. (관람에 8분 32초 소요)

https://youtu.be/4OG1i2EFxrU

출처 :  타임아웃(time-out)


한국 회사(조직)의 부조리가 모두 담긴,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상이 아닌가?

소중하다. 이 정도면 교본으로 써도 될 정도다.


눈 앞에 보이는 적나라한 증거를 외면하고, 끝까지 자신이 맞다고 주장하는 아집.

제발 공정한 조직 운영을 해 달라고 외치는 조직원들.

옳은 소리를 하는 조직원의 말을 묵살하는 리더들.

말도 안되는, 논리도 맞지 않고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펼치는 핵심 보직자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며 반성하지 않는 조직의 의사결정권자들.

보란 듯이 주요 자리에 앉아있는 고연차들.

난 모르겠다며 끝까지 외면하는 최고위직(주심).

실수는 맞지만 결국 판정번복은 안하는 관행.

끝으로, 입바른 말을 했다고 역으로 징계(옐로카드)를 내리는 화룡점정까지.


정말 알차게 구성된 영상이다.

"그럼 네트가 왜 흔들린건데요!?!"
"공이 맞은거에요."(단호)

이 부분은 감동을 넘어 전율이다.


문제가 커져서 결국 뉴스에 까지 나온 모양인데, 배구연맹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고작 해당 심판 '3경기 출장 제외'란다.

마지막까지 한국 회사들의 구태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마블 영화의 쿠키 영상이랄까.

관객에게 한 시도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환장의 하모니. 감동이다 감동.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40385_35744.html


후인정 감독의 외침이, 바로 회사 직책자/보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배워야 할 점. 후인정 감독은 이 모든 상황에서 존댓말을 썼는데,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흥분했다고 반말로 욕설을 내뱉으면 설득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나는 배구를 모른다.

후인정 감독의 성품, 코칭력, 커리어, 승패율 이런건 전혀 아예 모른다.

하지만 오늘 이 장면에서 선수들 입장에서 이야기해 주는 게 좋았다.

팀원의 입장에서 소리 내 주는 리더는 언제나 환영받는다.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다.


직원들이 개고생해서 업무 하는데,

원칙없는 의사결정과 근거없는 지시, 납득안되는 KPI, 반성없는 오만 등으로 방해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직원들 눈에는 뻔히 다 보인다.

마치 경기장 CCTV처럼.

업무의 성패는 그렇게 결정된다.


이럴 거면 프로젝트를 뭐하러 합니까?



ps.

왜 이렇게 조회수가 올라가나 했더니, 

Daum 스포츠(배구) 페이지에 올라가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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