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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an 13. 2023

'호두까기 인형'의 조직 운영

최고의 팀이 주는 감동

지난 크리스마스(2022-12-25)에 가족과 함께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했다.



국립발레단이 준비한 작품이란다. 잘은 모르지만, 국립발레단이라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프린시펄들이 모여있는 공연단이 아닐까. 자그마치 ‘국립’ 아니던가. (’프린시펄‘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를 통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나도 처음 들었다. 이 글을 쓰려고 찾아봤다.)


게다가 '강수진'이라는 레전드가 이번 공연의 총 지휘를 맡았다. (그녀는 커튼콜에 등장해 관객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다.)


공연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과연 명불허전.


뼈를 깎는 연습을 통해 최고의 실력을 갖춘 프로들이 모여 엄청난 노력을 한 결과, 이루어낸 완벽한 작품이다.


인간의 몸을 이용해, 가장 아름다운 동작을 표현하는 수 십명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춤을 추는 모습. 그보다 더 장관일 수 없었다. 정신이 고양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동에서 오는 벅찬 감격이란 이런 것일까.


물론 사람이다보니, 가끔가다 한 두명의 무용수가 살짝 실수를 하기도 했다.(미묘한 부분이라 공연에는 아무 영향이 없는) 그런 실수 조차도 주변 동료들의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흐름 속에 녹아들었다. 군무의 장점이다. 이 부분은 회사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팀은, 일정한 퀄리티의 결과를 늘 보장한다.


게다가 단순히 발레리나, 발레리노 뿐만이 공연의 품격을 높여준 건 아니었다. 오케스트라는 또 어떤가? 그들 또한 수 없는 날들의 연습을 통해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결국 연습, 연습이 핵심이다.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프린시펄의 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종간의 결합. 협업. 커뮤니케이션. 완성품, 그것은 최고의 산출물.


이런 굉장한 전문가들의 협업 산출물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많은 시간 함께 노력한 결과를 바라볼 수 있다는 행운. 인간은 숭고한 장인 정신에 감동받는다. 나는 커튼콜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비단 발레 공연뿐이 아닐테다.

IT 서비스도 결국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똑같지 않을까?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이너, QA, PM, 인프라 등등 서로다른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수 없는 날들을 노력하며 협업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결과는 바로, 훌륭한 IT 서비스 제품이다.

우리가 아는 많은 앱/웹 서비스들이 이렇게 탄생했다.


IT 서비스 팀에는 ‘강수진’과 같은 훌륭한 팀리더도 있고, 최고의 발레리나, 발레리노와 마찬가지인 개발자들도 있다. 오케스트라 처럼 극을 이끌어가는 PM도 있겠지. 완벽한 공연을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팀원들의 자부심과 헌신이 어우러져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올바른 목표와 소명의식을 갖춘 팀원들이 모이면, 호두까기 인형처럼 무시무시한 제품이 나온다.


종합 예술이란게 단지 발레 공연에만 국한된, 특별한 것은 아니다.  IT 서비스 에서도 나올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중에도 장인은 존재한다. 앱과 웹에서도, 숨겨진 로직에서도 예술은 발현된다.


공연 감독

발레 공연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감독이 헐리웃 특수효과를 들먹인다던가, 캣츠는 이렇게 한다던데 우리도 캣츠처럼 하지 왜 못하냐고 질책한다던가, 연속으로 세바퀴밖에 회전하지 못하는 발레리나에게 10바퀴 도는 기술을 길러야 한다고 강요한다거나 하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팀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문화와 환경을 조성한다. (썩은 사과 제거는 필수) 그것이 바로 리더의 중요함.


발레리나, 발레리노

무엇보다 중요한건, 애초에 최고의 실력을 가진 사람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면서 기초가 되는 조건이다. 반드시 좋은 사람이 모여있는 팀이어야만 한다.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흔들던 실력을 가진 사람을 예술의 전당 공연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엄격한 검증을 거친,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구성원들이 모이면, 당연히 좋은 제품이 나온다. 그것이 바로 팀원의 중요함.


훌륭한 리더가, 최고의 팀원들과 함께 모이면, 예술이 된다. 발레 공연과 IT서비스는 그렇게 관객 혹은 사용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나도 그런 결과를 내보고 싶다.

내 제품을 보고 감탄하며 박수를 치고 싶다.

그러려면 실력을 키워야겠지. 나는 발레는 안되지만, 읽고 고민하고 쓸 수는 있다.


더 노력해야겠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며,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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