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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pr 15. 2023

가까이 앉아 귓속말로 전해주는 이야기 14

절제

깊은 밤.

모두 모닥불 가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자.


무엇이든 절제하는 사람이 우아하고 세련되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스스로 판단하여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절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전 성인들은 수행의 대부분을 절제하는 데 할애했다. 그만큼 절제는 보다 높은 수준의 인간을 만들어주는 효과적인 훈련이다. 절제하는 사람은 매력있고 좋은 평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무의식적으로 그 어려움을 알고있기에, 절제를 훌륭히 수행하는 사람을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절제하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 방법 (from '절제의 기술' 스벤 브링크만) 에 대해 나온 문구들을 정리해본다. 그 어떤 것도 버리기 아까운 좋은 내용이다.


무언가에 중독될 땐 '쾌락 쳇바퀴'를 떠올려라. 몹시 원하던 것을 얻는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이전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이 점을 깨닫고 나면 새로운 차를 사든, 휴가지 숙소를 예약하든,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지든, 우리가 처음에 기대했던 큰 행복이 영원히 지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욕을 참지 못하고 소비한다고 해도, 결국 다른 물욕이 찾아온다. 행복은 금새 사그라든다. 우리는 이미 알지만, 쾌락 쳇바퀴에 빠져 참지 못하고 다른 소비를 찾아 헤맨다.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쳇바퀴가 헛되이 도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남과 비교하지 마라.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아예 비교하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적어도 그 성향을 경계할 수는 있다. 맞다. 원래 남의 집 잔디가 더 푸르러 보이는 법이다. 하지만, 울타리 너머로 남의 집 정원을 지켜보는 대신, 자기 집 잔디를 깎고 그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최고급' 물건에만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속물근성은 무시해라.

불행해지고 싶은가? 남과 비교하라. 곧바로 불행해질 것이다. 비교 대상은 당신의 인생에 끊임 없이 나타난다. 1억, 10억, 100억 당신보다 부유한 사람은 지구상에 널리고 널렸다. 비교한다는 것은 고통과 불행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주변에서 비교를 부추기는가? 그 쓸데없는 경쟁에서 빠져나와라. 보다 근본적인 가치를 찾는 일에 집중하라.


한계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라. 이 내용이 절제와 관련되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우리는 스스로 훈련할 수 있다. 무엇이든 다 가질 순 없다. 이 유혹의 세상에서, 무언가를 기꺼이 내려놓는 절제력을 기르고 의지력을 키운다면 더욱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마음가짐을 익혀라. 당연한 삶의 진리라고 생각하라. 훈련할 수 있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어제의 나보다 발전하는 것에 집중하라. 행복은 바로 당신 옆에 있다. 그저 쳐다보고 손으로 잡으면 될 뿐.


절제를 하려면,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왜냐면 '무조건 하지 말고 참으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려면 삶에서 어떤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할지 순위를 정해야 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수없이 이야기했지만, 원칙이 없으면 우선순위를 정하기 힘들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한 것 같은데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걸까?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다. 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을까? 그 결정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에너지를 어떤 곳에 더 집중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도, 결국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 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선 모든 글들과 마찬가지다. 가장 중요한 건, 나를 파악하는 것. 그것 뿐이다.)


원칙을 정하는 것.

그 원칙에 따라 삶의, 가치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결국 이건 당신에게 달려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라는 책에서 이렇게 표현해 놨다.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 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원칙이 없이 되는대로 살다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쓸데 없는 것(물욕)에 집중하게 된다.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 되어 후회만 남는다.


그렇다면 절제에 따른 결정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이 많다. 내 독서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어떤 일의 결론을 즉각 내리지 않도록 하자.' , '가능한 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 라는 습관이 서서히 내 안에 형성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타고난 성향이라기보다 오히려 후천적으로, 경험적으로 따끔한 일을 겪어가며 몸에 밴 습관입니다. ...... 나중에 좀 더 마음이 침착해졌을 때,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다양한 방향에서 들여다보고 주의 깊게 검증하고 필요에 따라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결정을 내릴때는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내리도록 하자.

일단 절제하고 참고 견딘다. 가 원칙이다. 그 후에 감정이 잦아들고 고요해지면 그 때 결정한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절대 결정하지 않는다. 분노를 그대로 표출하는 것도 절제해야 한다. 화를 낸다는 것은 가장 사치스러운 행동 중 하나이다. 평판과 신뢰를 날려버리는 일이니까. 일희일비하지 않고, 이와 같은 태도를 갖춘다면 그 어떤 행동이나 말, 그리고 결정에서도 실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절제를 위한 결정을 할 때도 절제해야 한다. 늘, 항상 CCTV가 나를 찍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절제에 도움이 된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더라도 원칙을 지키려는 생각'을 갖게 도와주는거다. 누가 나를 지켜보든 아니든 나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으려는 마음과 태도를 유지하기위해, 마치 CCTV가 나의 양심인 것처럼 여기는 방법이다. 꽤 효과적이다.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는 길. 어렵지만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욕망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지 말자.

깊게 심호흡하고, 내면을 들여다보자.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세운 원칙에 입각해 고민하자.

속세의 물질, 그 너머를 지긋이 바라보자.

물끄러미 바라보다 보면,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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