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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pr 01. 2023

나도 이제 애플페이 쓸 수 있다

이 좋은 걸 이제서야

애플페이 서비스가 한국에 출시되었다.

편리하게 사용 중이다.

이 좋은 걸 이제서야 쓸 수 있다는 게 억울할 정도.

아래 기사가 무려 2014년이니, 우리는 대체 몇 년을 뒤쳐진거냐.



애플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처음 아이폰을 썼을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며,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쓸데 없이 자꾸 결제하는 건 가정 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진 않지만)


관련한 기사를 하나 읽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제품을 바라보는 관점과 시장 방향에 대해 판단하는 태도 관련으로 좋은 교보재가 될 듯 해서 자세히 읽고 기록해본다.


바로 이 기사.

내용 중, 중간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은 부분이 있었다.

https://news.nate.com/view/20230326n07806?mid=n1101


이 부분이었다.

응?


'결제를 한다' 라는 행위를 편리하게 도와주는 간편결제서비스가 '편의성'이라는 가장 중요한 전제를 외면하면 어떻게 되는걸까? 편의성이 전부 아닌가? 간편결제의 에센스는 편의성. 그래서 기사를 조금 더 읽어봤다. 설마 이렇게 말했을리 없다. 아마 다른 맥락이 있겠지. 읽어보니, 아래 부분을 저렇게 자극적으로 줄여놓은 듯 하다.


그렇지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싶은 대표의 의도를 표현했나보다. 결제만으로는 힘들단 얘기다. 맞는 이야기다. 송금은 송금수수료 내느라 돈이 안된다. 결제시 받는 수수료는 얼마 안되는데, 거기에 포인트 등 혜택까지 주려면 수지타산이 안맞다. 증권,보험,대출 등 다른 곳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대표의 방향은 잘 조준된 듯 하다.


하지만 위 부분에서 '모든 페이업체가 비슷한 편의 수준이다'라는 부분은 애플페이를 써보니 납득할 수 없었다. NFC(근거리무선통신)를 사용하는 애플페이와 QR코드를 읽어야 하는 기존 간편결제의 편의성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모든 페이가 비슷하지만은 않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먼저 인터랙션. QR은 점원과 손님, 두 사람 사이에 인터랙션이 필요하다. 그것도 정교하게. 누군가는 앱을 켜고, QR을 띄워, 화면을 돌린다음, 정해진 위치에 들이밀고, 누군가는 그걸 리더기를 들고 기다리다가 손을 뻗어 촬영해야 한다. 위젯쓰라고? 위젯을 자유롭게 설정해서 쓰는 사용자는 많지 않고, 가장 좋은 건 위젯설정 없이도 빠르게 사용하는거다.


뭐 몇 초 안되는 시간인데 별 문제 있냐 라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인터랙션은 그 자체로 리소스 낭비이다. 전염병과 무례함이 판치는 현대 사회에선 더더욱 말이다. (낭만은 좀 다른 관점이니 이번엔 언급하지 않겠다.)


카메라를 고정시켜두고, 사용자가 그저 가져다대면 되지 않느냐고? 그건 그대로 조준 작업이 필요하다. 리더기에서 나오는 붉은 빛을 파악하고 읽기 좋게 가져다 대야 한다. 잘 맞추지 않으면 인식이 어렵다. 그마저도 인식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카메라 앞을 손으로 훑어주는 행동이 기억나는지? 개인적인 경험으로 매번 결제 때마다 반복되던데, 전국 스타벅스에서 그 시간을 모두 합치면 얼마나 될까? 차라리 리더기를 들이대는게 빠를지도 모르겠다.


물론 애플페이도 가져다 댄다. 하지만, 인터넷을 연결해 앱을 켤 필요도, 화면을 돌릴 필요도, 리더기에서 나오는 빛의 위치를 찾을 필요도, 조준할 필요도 없다. 말그대로 '무선통신'이다. 그냥 근처에 손을 올린다.


QR코드는 네트워크를 탄다. 이 부분이 아쉽다. 망이 느리면, 코드 활성화에 시간이 걸린다. '보안점검 중입니다(로딩중)' ,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해주세요' 등 개별 간편결제 서비스들마다 각자 나름대로의 정책도 통과해야 한다. 디바이스가 아닌 앱으로 구동하기 때문에, 띄우는 데 기본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보안 때문이다. 또, 금융 보안 정책상 QR코드는 만료시간이 있어야 한다. 캡쳐하고 영원히 사용하게 할 수는 없다. 이래저래 실물 카드보다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태생적인 한계다. 나쁘다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일 뿐.


디바이스 자체에서 구동하는 애플페이의 간편함을 따라가기는 아마 힘들거다. 물론, 혜택으로 이야기가 넘어가면 또 달라진다. 나는 순전히 '간편함'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애플이 카카오포인트, 네이버포인트 처럼 애플포인트를 제공하진 않으리라. 그래서 저 대표분도 혜택 패키지를 준비한다고 인터뷰했을테고.



혹시, 여전히 위와 같이 생각하신다면 얼른 주변의 의견을 들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제 단말기 보급과 서비스 확대는 시간 문제일 뿐인데, 당분간 단말기가 없어서 실패라고 평가한다니. 대체 무슨 소리인지. '추후엔 성공'한다는 말인가. 단말기는 전개하면 된다. 그 전개 속도는 서비스의 수준과 유저의 호응에 달려있는거고. 단말기 이야기에서 한발짝 더 들어가, 조금 더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유저 입장에서 말이다. 안타깝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정태영 부회장 페이스북


이대로라면, 조만간 탭투페이 서비스가 들어올 가능성도 높다. 사용자와 점주가 서로의 아이폰을 통해 결제하는 탭투페이 서비스가 미국에서는 확산 중이라고 한다. 결제 단말기가 필요없어지는 것이다. (송금이 아니다, 카드 결제다) 이제 결제 서비스는 아예 단말기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https://www.etnews.com/20230328000233


게다가 이제 할부기능까지.

https://naver.me/5G53IDM8


빠르고 간편하게, 간편결제에서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걸 '간편결제'라고 부르기로 했다.


'삼성페이'처럼 자체 제공 디바이스를 소유한 서비스 플랫폼의 파워는 정말 무섭다. 삼성페이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유다. 애플의 NFC 방식은 삼성페이의 MST보다도 쉽고 빠르다. 더 무서운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경쟁자에게 좋은 점이 있다면 반드시 따라 붙어야 한다. 애써 외면하고 실패할 것이라고 저주해봤자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단순히 돈을 태워 1원, 3원 포인트를 주는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이 필요하다. 괜찮다.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도출하여 고쳐나가면 된다.


애플페이의 등장으로 우리나라 간편결제 시장에도 신선한 바람이 불어, 사용자들이 더욱 더 편리한 결제 환경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카카오페이도 그렇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와 성공했던 것 아닌가.


다양한 간편결제 플랫폼이 살아남아 경쟁하며 더 나은 금융 생태계를 이루길 빈다. 부디, 삼성 옴니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오랜만에 전설의 옴니아 광고를 보자. (아이폰 3GS를 신나게 까고 있다. 하지만 결국 까인건..)


'손톱으로 터치가 되는가?' 가 킬포


나는 ㅇㅇ페이 같은 간편결제에 대해서 잘 모른다. 금융은 나같은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에 어려운 분야다.

그래서 이렇게 '실상도 모르면서'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순수한 사용자의 입장에서 애플페이 덕분에 편리하고 재미있는 결제생활을 하고 있다.

쉽지 않았을, 어려운 일에 과감히 도전해 서비스를 도입한 현대카드에게 감사하다.

잘 쓸게요. 정말 편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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