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서 Jul 21. 2023

금쪽이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안타깝게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역 커뮤니티, 인터넷 상에서 돌아다니는 글이 많다.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잖는가.


2023년 7월 18일 화요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307198566i


학교

학교는 작년에 임용한 98년생, 25살 어린 선생님에게 1학년 담임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맡겼다. 1학년은 다루기 어렵고 사고도 잦다. 평범하지 않은, 어려운 과제를 초임에게 맡긴 셈이다. 학교측은 ‘본인이 원했다’고 말도 안되는 해명을 냈다. 업무 분장 희망원을 6지망까지 받는다는데, 6지망에 써서 넣었다고 해도 ‘본인이 희망’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런 식의 은근한 떠넘김을 직장,군대에서 모두 겪어봤다. 고연차 교사들은 편한 업무를 죄다 가져가고, 기피 업무는 저연차 혹은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에게 던지는 행태를 왜 숨기려 하는지.


해당 반에는 극성인 부모가 있었는데, 그 부모는 선생님께 직접 전화하고, 찾아오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한다. 게다가, 해당 학생의 다툼 문제까지 터지며, 선생님은 진상부모와 학교로부터 끊임없는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대체 이 선생님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 교장은 역할이 무엇인가. 사건이 터지고, 학교는 아무일 없다는 듯 정상등교를 시키고, 일부 학급에서는 과자파티를 하며, 면피하고 사건을 덮으려는 해명을 내놓는 등 충격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진상부모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순한 소문을 전하면 또다른 피해자를 발생시킬 수 있다.


http://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43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그 예의와 존경은 어디로 사라졌다는 말인가.


왜 우리 애 기를 죽여요!!

최근, 아이의 감정을 읽어 공감해주며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식의 육아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걸 본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이 진짜 금쪽이라도 된 양, 타인에게도 자기 자녀를 금쪽이로 대해주기를 강요한다. 심지어 선생님에게 직접 연락하여 자기 자녀에게 '맞춤형 금쪽이 교육법'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진상들까지 나타난다니,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실이 참담하다. '금쪽이 같은 소리 하고 앉아있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 프로그램의 취지는 그게 아니에요! 한 번이라도 보고 이야기하시죠!!‘ 라고 해봤자,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미 그 프로그램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있다. 그냥 TV쇼일 뿐인데, 대한민국의 진상 부모에게는 곡해하기 딱 좋은 먹잇감이 된다. ‘우리 애 감정을 깊이 공감하고 이해해주셔야죠!!‘ 강의는 듣는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시청률의 노예가 되어버린 방송국에서 그런 부작용에 신경쓸리가 없다. 쇼닥터들의 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잖는가. 돈이 되는거다.


https://youtu.be/rIupfxVFNYw

사실일까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특별하고 예민한 아이는 제발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도록 하자. 심각한 경우 격리도 필요하다. 그 주변 아이들은 고통을 받고, 학폭이 일어난다. 선생님에겐 그 아이에게 강한 제재를 가할 권한이 없다. 훈육이란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생님이 학생 팔만 세게 잡아도 아동학대, 성희롱으로 신고당하는 판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9/0002815145?sid=102


문제의 타입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을지, 제대로 스크리닝해야 한다. 주변의 극진한 태도와 관심, 혹은 엄한 말투를 통해 아이의 태도가 180도 달라지리라는 환상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인성과 태도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부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선생님에게 강요해선 곤란하다. 선생님이 부모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을 경우, 민원을 넣으면 된다는 발상은 너무나 슬프다.

누구나 자기 자녀는 예민하고 케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개인 맞춤 과외소가 아니다. 책 ‘금쪽이들의 진짜 마음속’ (오은영) 중에서


답은 TV나 책에 있지 않다. 현장, 즉 교실에 있다. 현장에서는 선생님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TV쇼에서는 카메라 수십대와 스탭들을 둔 채 1:1로 상담하고, 분석하고, 솔루션을 진행하지만, 선생님은 교실에 홀로 서 있다. 선생님은 1:30으로 아이들을 상대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훈육 권한도 없다. 손발이 묶인 채 수십명을 케어해야 하는 선생님의 교실에서 ‘치료와 강한 처벌이 필요한 아이’는 즉시 격리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선생님은 시간당 수십만원짜리 정신과 상담의가 아닙니다. 선생님에게 대충 그 역할을 떠넘기지 마세요.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자녀를 '사람'으로 키워야지, '상전'으로 모시는게 과연 교육에 도움이 될까.



공무원 사회는 고연차들은 놀고 저연차들에게 일을 던지는 행태가 수십년간 그대로 이어지는데, 고쳐질 기미가 당췌 보이지 않는다. 고이고 썩어 문드러져 이제는 개선이 불가능한 지경이 아닌가 싶다. 진상부모에 학폭까지 얽힌 문제가 있는 1학년 반에 이제 갓 부임한 25살짜리 선생님을 담임으로 앉히는 게 정상인가? 대체 무슨 생각인가? 그런걸 조율 하라고 교장/교감을 임명할텐데, 컨트롤 타워는 어디에 있는가. 고연차 교사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저연차,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만 험지로 몰아넣는 이기적인 행동을 멈춰야 한다. 이래놓고 젊은 공무원들의 퇴사율이 높다, 안타깝다고 하는 건, 대체 어떤 인지부조화로 나올 수 있는 의견인가.


정규직 교사가 이런 상황인데,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은 얼마나 더 어렵고 슬픈 환경을 견뎌내고 있는 것일지,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프다. 교사 사회에서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을 같은 교사로 대우하고 신경 써 주고 있는 것이 맞는가? 정규직 교사는 휴직이라는 제도가 있겠지만, 계약직 선생님들은 어떻게 지옥을 탈출해야 하는가? 가장 처우가 불안정한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에 대한 학교의 태도를 제대로 들여다 봐야한다. 이 일이 벌어지기 6개월 전에,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의 슬픈 사건이 있었다. '우리 딸은 꽃 송이 하나도 못받았다'는 아버지의 절규가 마음을 울린다. 기간제 계약직 선생님들의 처우와 환경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https://youtu.be/F1PejeZVH9k



교권을 사회의 암묵적 합의로 보장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교실에 CCTV를 설치하여 24365 녹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에게 제출해 처리하도록 하는 수준의 징계방식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그걸 아동학대라고 외치는 금쪽이 옹호자들이 있다면,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문제가 발생하면 일선 교사가 아닌 교장이 전담하여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이 그렇다. 담임이 아닌 교장이 그 권한으로 사건을 파악, 위원회를 소집하여 결과를 낸 후, '퇴학' 등의 강력한 조치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교내에 경찰에 준하는 보안요원을 상주시켜 학생에게 적법한 물리적 징계 절차를 밟도록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말았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273649


얼마 전, 교실에서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했다고 한다.

선생님이 제자들 보는 앞에서 구타당한 것이다. 그것도 자기가 가르치던 학생에게 말이다.

참담하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그 곳에서는 편히 쉬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1 / 100755604909771100024689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