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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un 23. 2021

네, 유럽에 또 혼자 왔습니다 3

2018.05.22 (스페인)

3일차


6시 기상.

조식은 호텔 아침이다. 먹을만 하다. 계속 빵이지만 암튼 뭐 여긴 유럽이니까. 낯선 곳에 가면 불편한 규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차역 호텔 안녕. 네 덕분에 많이 헤매고 걸었지만, 덕분에 운동도 하고 좋았어.


7:30 버스 출발. 4시간을 달려서 마드리드로 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스페인 고딩들이 수학여행을 왔는지 단체로 있더라. 갑자기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길래, 내가 '안녕하세요' 라고 답하니, 좋아하며 같이 사진찍자고 한다. (한국에는 진짜 멋지고 잘생긴 분들이 많으니, 나를 보고 부디 실망하지 않았기를.) KPop 인기가 있긴 한 것 같다. 다시 버스는 열심히 달려서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혹자는 '그렇게 매번 3~4시간씩 걸려서 이동을 하는데, 시간이 아깝지 않나요?' 라고 물어보시는데, 만약 내가 스스로 차편을 알아보고, 티켓을 사고, 탑승해서 이동한다면 그보다 훨씬 더 걸릴꺼다. 오히려 시간을 아끼는 셈이 아닐까.)


도착하자마자 바로 점심식사를 했다. 메뉴는 한식. 고추장 불고기, 콩나물국. 맛있다. 역시 유럽은 한식이지. 그렇지.

점심먹고 프라도 미술관으로 갔다. 프라도 미술관은 사진금지 구역이더라. '시녀들' 인상깊다. 모델의 시점에서 그린 그림이라니. 요새 영화 엔딩같은 개념인건가. 매우 새롭다. 역시 발상을 뒤엎는 자만이 역사에 기록되는 거다. 그나저나 돈 많은 왕가 놈들의 돈x랄은 끝이 없는 듯 하다. 지들 초상화는 도대체 왜 그렇게 그려대는지. 하긴, 요즘 셀카를 찍어 스스로를 기록하는 인간의 본능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1700년대에 과연 무엇을 했던가? 부럽다.'고 하면 사대주의일까? 유럽이 왜 한때 세계를 지배했었는지 알 것 같다. 예술과 과학을 발전시켰다는 의미에서 유럽은 인정. 하지만, 종교에 환장해서 마녀사냥도 하고 시민 탄압하고, 결국 과학 짓밟은건 안인정. (과학을 천대한 덕분에 예술은 엄청 발전했지만 말이다.)


다음 시내, 마요르 광장으로 이동했다. 넓긴 하다. 근데 좀 지저분하다. 주변을 요리조리 걸어본다. 어디든 골목이 재미있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 콜라 하나 샀다. 사는데, 쿠키 맛보라고 점원분이 계속 권하신다. 프리? 프리? 몇번 물어봤다. 미안해요 점원분. 저는 의심이 굉장히 많은 성격이라서요.



마요르 광장 떠나서 왕궁 지나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했다. 왕궁은 정말 멋졌다. 멋진건가, 헛 돈 쓰던 현장을 보고 넋이 나간건가. 아무튼, 방이 2000개가 넘는단다. 왜 방이 2000개나 필요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스페인 광장까지 15분 정도 걸었다. 별건 없고 세르반테스랑 돈키호테 동상있네. 사진찍고 버스 탑승했다. 이렇게 걷고, 사진찍고, 걷고 사진찍고 하니까 뭔가 패키지 느낌이 팍팍 난다.


똘레도로 이동한다. 40분정도 간단다. 500년 전에는 마드리드가 아니라 똘레도가 스페인의 수도였다고 한다. 천년고도 똘레도로. 똘레도는 골목길로 이루어진 미로다. 여긴 지도 보고는 절대 못찾아갈 듯하다. 여기서 길 잃으면 낭패다. 가이드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도시 전체가 로마시대부터 지어졌던것 답다. 흙 집같은 건물들이 가득하다. 문화유산이라 개증축도 못한다니 참 안쓰럽기도 하고, 관광으로 먹고사는 동네니까 감수해야 하겠지 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 참 많다. 뭐 우리랑 다를 바 없는 듯하다. 한국인들도 패키지 나가면 시끄럽고 무례하다. (나도 그렇게 비춰질 수 있다. 해외일 수록 행동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팀원들 화장실 해결해야 하는 것 때문에 가이드분이 좀 지친 듯 하다. 어떤 분들은 화장실 다녀오는데 30분이니, 이러면 시간 맞춰 이동하기가 아주 어렵다. 이번 패키지 팀도 정말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개인적으로 패키지 참석자들은 미리 인성테스트라도 하는게 어떨까 싶다.) 기념품 가게에서 화장실 다녀왔다.



똘레도 대성당은 마치 명동성당 같은 곳이다.


그 다음 엘 그레꼬, 그림있는 성당 하나 더 갔다. (나는 성지 순례를 온 것일까.) 성당,성당,성당. 여긴 진짜 종교의 나라다. 이슬람을 어렵게 몰아낸 기념으로 신나게 성당을 지었나보다. 아니면 원래 많이 존재하던 이슬람 사원을, 그냥 두면 안되니 성당으로 개조한 것일 수도. (기독교의 승리 세레모니)


저녁 식사는 똘레도 식당에서 샐러드, 소고기커틀릿,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샹그리아. 를 먹었다. 짜고 기름지고 달고 맛있다. (두개 먹고 싶었는데, 패키지니까 참아야지.)

이제 버스타고 1시간, 마드리드에 있는 호텔로 간다.

가서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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