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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ug 21. 2023

제주도에 왔지만, 호텔에만 있겠습니다 5 (마지막)

20230821


작년엔 함덕 해수욕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당시 몇몇 카페를 방문했었는데, 좋은 기억을 주었던건 ‘에이바우트’ 라는 카페였다. 적당한 가격에 맛도 좋았다. 특히 카페에서 가장 당연해야 할 ‘커피 맛’이 훌륭했다. 서울에는 왜 지점이 없는걸까 궁금했는데 제주 하얏트 근처에 있더라.


오늘 아침은 에이바우트 커피에서 먹는다. 아메리카노, 라떼, 망고주스 와 몇 가지 음식들을 주문했다. 여전히 커피가 맛있다. 다행이다. 다양한 주제로 신나게 이야기하며 아침 시간을 같이 보냈다.


에이바우트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 호텔은 12시 체크아웃이다. 객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한다. 각자 가방 하나씩 메고 왔기에, 정리할 짐은 많지 않다. 빠르고 쉽게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체크아웃 한다.

잘 쉬다갑니다. 제주 하얏트.


호텔 체크아웃 이후로도 시간 여유가 있다. 저녁 늦은 비행기로 서울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장굴에 가볼까.


만장굴.

예전 수학여행으로 왔을 때는 사람이 정말 많았던 기억인데, 평일 오후라 그런지 한가하다. 덕분에 조용히 즐길 수 있었다. 밖은 폭염인데, 굴 안은 시원한걸 넘어서 꽤 춥다. 바람막이와 스카프를 미리 챙기길 잘했다. 왕복 2km가량, 한 시간 정도 걸었나보다. 용암이 빠르게 흐르며 만든 공간이라고 생각하니 무섭기도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자연의 위대함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만장굴


많이 걸었으니 좀 쉬어보자. 델문도에 와봤다. 함덕 델문도가 클래식하다면, 김녕은 좀 더 모던하다. 흰색 인테리어가 깔끔하구나. 큰 풍력발전기가 옆에 있어서 어쩐지 비현실적이다.


델문도 김녕


몇 가지 주문해서 먹었다. 빵은 여전히 맛있고, 음료는 시원하고 달다. 커피는 산미가 있더라. 나는 고소한게 좋다.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델문도에서 갖가지 시켜봄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친구가 고맙게도 차로 데려다주었다. 덕분에 편하게 왔다. 월요일 저녁 제주공항은 사람이 정말 많다. 다들 주말을 즐겁게 보내고 가나보다.


오늘의 비행기


안녕, 제주도.

잘 놀다 갑니다.


친구 덕분에 훌륭한 호텔에서, 편안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성격들이라서 그런지 더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호텔 1층에, 이런 전시회가 진행중이었다.


호텔 1층 로비에서 열리던 전시회


전시회 제목이 마침 ‘인연' 이었다. 천천히 그림을 돌아보는데, 같이 여행을 온 친구와의 '인연'이 새삼 신기했다. 세상을 사는 건 '인연'의 연속이며, 그 '인연'의 수준과 상태에 따라 인생의 행복도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한 인연은 스스로 지키고 아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가 많이 부족한데도, 관계를 지속해주는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사람이 떠나면 남는 건 물건이 아니다. 물건은 결국 쓰레기가 된다. 그렇다면 사람은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추억' 뿐이다. 사람은 결국 추억으로 기억되고, 기억되는 한 영원히 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행복한 휴가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시 같이 떠나고 싶다.


많이 부족한 나와 함께 여행해 준, 가족과 친구에게 감사를 보내며 이번 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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