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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ug 20. 2023

제주도에 왔지만, 호텔에만 있겠습니다 4

20230820


오늘의 아침은 ‘그랜마스’.  제주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브런치가 유명하다. 정자에도 분점이 있다던데. 웨스틴조선호텔 오너쉐프 출신 요리사가 제주에 내려와 시작했다고 한다. 이름이 ‘그랜마스’라서 그런가 어쩐지 ‘마마스’랑 비슷한 느낌과 맛이다. 이러다 ’파파스‘ , ‘그랜파스’도 나올 판. 브런치로 즐기기 딱 좋다.


그랜마스에서 포장해왔다


호텔의 묘한 분위기.

이제 조금 알겠다. 이 호텔에서 느껴지는 블링블링한 느낌은,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느꼈던 그것이었다. 바로 ’중국풍의 화려함‘. 제주 하얏트에 중국자본이 투입되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확인은 못하겠지만, 중국 관광객이 메인 타겟인 듯한 느낌은 맞지 않을까.


호텔 내 상점들을 둘러보다보니 조금 더 확실해졌다. 모든 상호에 한자가 병기되어있고, 흡연실이 크게 구비되어있는 것 등등. 중국 관광객은 그 규모면에서나, 씀씀이면에서나 큰 고객이니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 점에서 호텔의 화려하고, 기묘하게 이질적인 인테리어도 납득이 갔다.


호텔 안 상점들의 묘한 이질감


내부에 흡연실이 마련된 호텔은 흔치 않지.


다들 호텔 피트니스로 운동하러 갔다. 나는 그냥 방에서 누워있겠다고 했다.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서 런닝맨을 본다. 혼자 낄낄 웃으며 쉬고있자니 세상 좋구나.


실컷 쉬다가 수영장에 내려왔다. 몇 바퀴만 돌고 올라가야겠다. 오늘도 사람이 별로 없이 한적하다. 다들 관광 나갔나보다. 유유자적 물에 둥둥 떠다닌다.


아이들과 수영장에서 열심히 놀았다. 노느라 수영장 물도 많이 먹었는데 배가 부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부디 좋은 추억이 되었길.


객실에 올라와서 샤워하고 잠깐 누워서 쉬었다. 역시 물놀이는 힘들구나. 적당히 휴식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보자.


갈치 먹으러 왔다. 무려 리필이 되는 갈치 전문점이다. 구이보다는 튀김에 가까운 식감. 솥밥에 미역국까지 한 상이 근사하다. 갈치 리필도 했다. 말 한마디 안하고 열심히 먹었다.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쉬었다. 오면서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먹었다. 배부르게 식사하고 아이스크림 먹으며 티비를 보고 있으려니, 부족함이 없다.


저녁 수영은 어떤지 와봤다. 어째 낮보다 사람이 더 많다. 풀파티 같은 분위기다. 물이 따뜻해서 적당히 즐기기 좋다. 별거 안하고 물에 떠있다가 들어왔다. 수영장에서 다시 느꼈지만 이 호텔에는 중국 관광객이 정말 많다.



은희네 해장국이 근처에 있단다. 먹어보자. 늦은 저녁, 해장국집으로 가려고 호텔을 나섰는데, 밤 길거리에 중국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 흡사 제주도 전체가 그렇게 된 듯 하다. 높은 물가 등의 이유로 한국인들이 제주를 외면하고 있기에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 일수도 있겠다. 이 현상은 장기적으로 제주도라는 관광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하다.


내장탕


먹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매장 손님의 80%는 중국 관광객으로 보였다. 분위기 적응이 쉽지 않다. 맛은, 그저 그렇다. 뭔가 미지근한 국물 때문일 수도. 특별히 찾아와서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다.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적당히 먹다가 나왔다.


제주의 밤은 후덥지근 하구나.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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