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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Oct 05. 2023

미국이 좋다길래 한번 와봤습니다 5

2023.10.04 (보스턴)


5일차


조식 06:50

왜 그렇게 새벽부터 조식을 챙겨먹냐는 질문이 좀 있었다. 그 답을 좀 하자면. 나는 미국 소설 중에 ‘잭 리처’ 시리즈를 좋아한다. 리처는 육군 소령 출신인데, 그가 소설 속에서 늘 하는 말이 있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라.”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여행에서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야 한다.


이참에 좀 자세히 보자. 조식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미국에서 고작 호텔 몇 개 다녀본 결과이니, 당연히 일반화는 금물이다. 이쪽은 기본이 빵과 달걀로 보인다. 거기에 각종 소스들이 제공되고 종종 소시지와 햄 등이 상황에 따라 놓이곤 한다. 오렌지나 수박, 메론 같은 과일이 있고, 씨리얼과 유유도 몇 개의 호텔을 거치며 공통적으로 놓여있었다. 특이한 건 와플머신이 있어서 투숙객이 알아서 구워 먹으라고 하는 건데, 의외로 굽는 재미가 있다.

조식 구성


항상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자.


7:45 출발

보스턴으로 간다.

보스턴은 1630년 같은 이름을 가진 영국의 '보스턴시' 출신의 청교도 정착민들에 의해 세워졌으며, 미국의 가장 오래된 지자체 중 한 곳이다. 교육문화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중요한 항만과 제조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해왔다. 오늘날에는 상업과 과학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에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 중의 하나이다.

라고 한다.


나는 영화 ‘머니볼’을 좋아하는데, 주인공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장을 제안받고 인터뷰를 위해 레드삭스 구장으로 찾아간다. 그 장면에서 레드삭스의 구단주는, 야구장을 보며 감탄하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한다. “This is a ballpark” 그 굉장한 자부심이 느껴져서 오히려 궁금해졌었다. 보스턴은 어떤 곳 일까?


가보자. 보스턴으로.


뉴욕주를 빠져나간다. 코네티컷주를 지나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향한다. 뉴잉글랜드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최초의 이민자들이 정착한 곳. 그만큼 역사가 길다.


미국 각 주마다 슬로건이 있다. 뉴저지의 슬로건은 ‘가든 스테이트’, 뉴욕주의 슬로건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캘리포니아주의 슬로건은 ‘골든 스테이트’


보스톤은 ‘스피릿 아메리카’ 라는 슬로건인데, ‘미국의 영혼’이라는 슬로건 답게 그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버드, MIT, 예일 등 대학이 100개 넘게 있는 교육의 도시.


점심식사

늘 먹던 중국식 부페


하버드

하버드 대학에 도착했다. 1636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많는 노벨상 수상자, 가장 많은 미국 대통령을 배출한 명문대학교. 교정에 들어서자마자, 너무 부러워서 할 말을 잃었다. 자유롭게 잔디밭에 혹은 계단에 앉아서 책을 읽고, 서로 토론하며, 맥북으로 뭔가 작성하는 학생들. 수수하고 간단하게 차려입은 복장부터 지적인 태도까지. 심지어 예의도 바르더라. 이 집단의 일원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하버드 교정
삼삼오오 모여있는 학생들


존 하버드 동상

설립자 존 하버드의 동상. 설립자라기보단, 학교 설립 당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사람이 맞겠다. 대단한 사람인 건 확실하다. 오른발을 만지면 3대 이내에 후손이 하버드에 입학한다는 설이 있어서 그런지 동상의 오른쪽 발이 반질반질하다.

존 하버드 동상


법대

그리스 신전에 대한 로망이 있는게 확실하다. 근데 미국은 로마를 계승한 것 아니었나?

법대


사이언스 센터

사이언스 센터


강의실도 궁금해서 사이언스 센터 건물로 들어가본다. 나도 여기서 공부하고 싶어졌다.

뭔가 말 못할 분위기가 있다


메모리얼 홀 타워

식당이란다. 1층에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사한 하버드 학생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건물명도 메모리얼 홀. 나라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군인들에 대한 예우는 미국 어디를 가나 가장 우선시 된다.

참전 동문들의 추모 공간


메인 도서관

와이드 너 도서관. 미국 국회 도서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도서관이다. 타이타닉 사고에서 사망한 해리 와이드 너의 어머니가 아들을 기리기 위해 건축,설립하여 하버드 대학에 기증했다.

와이드 너 도서관


MIT

이번엔 MIT로 가보자. 멀지 않다. 걸어가도 된다. 하버드 대학 바로 옆에 붙어있다. 1861년 창립한, 공과대학의 끝판왕. 찰스강을 따라 하버드에 바로 이어서 위치해있다. 보스턴이 왜 교육의 도시라고 불리는 지 알겠다.

MIT


긱들의 향연이다. 누가봐도 공대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다들 자기 몸집만한 가방을 들고 바쁘게 걷는다. (놀리는 거 아닙니다. 나도 공대 출신임) 강의실 쪽을 들어가보자.

MIT 강의실 분위기


트리니티 교회

1733년에 설립된 국립 사적지 건축물. 영화 ‘내셔널 트레저’에서 보물이 묻힌 마지막 장소로 나왔던 바로 그 곳이다. 거기서 니콜라스 케이지가 참 멋지게 나왔었지.

트리니티 교회


주청사

돔지붕을 도금했다는데, 정치인들은 왜 자꾸 이런데다가 돈을 쓰는걸까.

주청사


보스턴 커먼 공원

미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오래된 만큼 쾌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워싱턴이 너무 깔끔했어서 비교가 되었나보다.

보스턴 커먼 공원


보스턴 시내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 오래된 빌딩들이 운치있다. 걷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아무래도, 역사가 오래된 만큼 계획적으로 구획정리가 되지는 않았겠지. 구도심이 주는 특유의 번잡한 매력이 있다.

걸어본다


올드 시티 홀

멋진 건물이다. 예전 시청이었다는데, 지금은 스테이크집이 된 현실. 고기 굽는 냄새 때문에 나도 모르게 건물로 들어갈 뻔.

올드 시티 홀


퀸시마켓

1826년에 완공된 역사적인 건물. 1996년에는 국가 역사 랜드마크로 지정되었으며 19세기 전반 미국에서 건설된 가장 큰 마켓단지 중 하나로 그 의미가 크다. 고 한다. 음, 광장시장 같다고 하면 될라나. 맛집들이 건물 내에 죽 늘어서 있다. 앞에선 이름모를 가수의 버스킹이 한창이다.

퀸시 마켓


건물로 들어서면 길게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피자, 핫도그를 포함해 중국음식까지 카테고리가 다양하다.

퀸시마켓


각자 먹을 것을 사서, 중앙에 있는 넓은 공간에 마련된 테이블에 자유롭게 앉아서 먹으면 된다.

마켓 중앙홀 1층, 2층에 테이블이 있다.


이거 먹음

클램 차우더 스프와 랍스터 롤.  아들이 맛없다고 해서 결국 내가 먹었다. 아내는 클램 차우더 스프가 맘에 든다고 했다. 진한 해산물 맛.

여기서 샀음
랍스터 롤과 클램 차우더 스프


먹고 퀸시마켓 주변을 돌아본다. 내가 좋아하는 주황 조명이 많아서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조금 더 추울 때 와도 좋겠다. 그나저나 10월인데 왜 이렇게 더운거지.

퀸시마켓 주변 풍경들


많이 늦었다. 호텔로 왔다.

오늘의 호텔


글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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