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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un 26. 2021

네, 유럽에 또 혼자 왔습니다 6

2018.05.25 (스페인)

6일차


7시 기상, 8시 조식, 9시 출발 (7,8,9)

예의 그 유럽식 조식(여긴 빵이 바게트라서 딱딱하다. 먹기 힘들다.)을 먹고, 9시 론다로 출발한다. 1시간 반 걸린단다. 버스타고 가면서 스페인에서 가장 보기 힘들다는 밭에서 ‘일하는 사람’ 을 봤다. 여기도 일을 하긴 하는구나.


론다의 '누에보 다리'. 인간의 의지와 노력은 그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나보다. 이 다리는 정말 너무나 멋지다. 두 협곡을 잇는 마을의 다리로, 이 다리 전에는 걸어서 왔다갔다 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꽃보다 할배에 나와서 유명해진 다리로 어마어마한 건축기술이다. 역시 건축은 돌로 차곡차곡 지은게 웅장하고, 멋지다. 철근콘크리트는 도무지 그 맛이 안난다. 사진찍는데 들이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나임에도, 한참을 걸어서 좋은장소까지 가서 사진찍었다. 뷰가 너무나 좋다. 이런 스폿은 가이드가 이야기 안해주면 절대 모를 곳이다.


돌을 쌓아서 저 다리를 지었다. 다리 건설을 과감히 결정한 리더의 결심에 박수를 보낸다.


그 다음 세비야로 이동했다. 오페라 까르멘의 배경이 된 바로 그 세비야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세비야 대성당으로 갔다. 


경건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세비야 대성당에 있는 컬럼버스 무덤을 봤다. 이탈리아 출신의 콜럼버스가 얼마나 당시 기득권층에게 고생을 당했을지 안봐도 비디오다. (이건 요새도 마찬가지지만) 항해 투자받는데만 7년이 걸리고, 12년 항해에 결국 7년 감옥이라니. 인도는 포르투갈한테 뺏기고 말이다. 다시는 스페인 땅을 밟지 않겠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그의 무덤은 공중에 떠있다. (실제로 바닥에 닿지 않은 채 공중에 고정되어 있다.)

콜럼버스가 이사벨여왕 에게 명령받고 배타고 출항한 강도 세비야에 있다.


콜럼버스는 여전히 스페인 땅을 밟지 않고 있다.


유대인 거리에 가서 맥주한잔 했다. 다음 집합 장소는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다. 마차를 타고 거기까지 이동하는 패키지가 있었지만, 나는 마차 타기가 싫다. 마차를 끄는 말의 눈은 도대체 왜 그렇게 슬픈거냔 말이다. 마차 안탄다고 하고, 걸어서 스페인 광장까지 가면서 중간에 황금의 탑을 봤다. 세비야로 들어오던 배를 검문하던 탑이다. 그 시절 배를 검문하는 탑이라니, 역시 스케일이 남다르다.


스페인 광장, 바로 김태희가 LG휴대폰 CF를 찍었던 그 유명한 곳이다. 스페인에서 가장 큰 광장이다. 수많은 타일 아트들이 이슬람의 향기를 느끼게 해준다. 사실 여기 살았던 사람들은 이슬람 지배를 받든 카톨릭 지배를 받든 무슨 상관이 있었으랴. 그냥 입에 풀칠하며 살면 되는거였지 뭐. 이슬람의 향기가 난다기 보다는 이게 바로 스페인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스페인은 남부가 진짜배기다.


스페인 광장,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이슬람의 흔적


스페인 광장에서 걸어서 플라맹고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소극장(극장식 식당)으로, 맥주한잔 하면서 볼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맨 앞좌석은 식사 좌석으로 이미 모두 현지인들이 차지했다. 아시안들이 뒤쪽 차지하고. (아시아인의 위상이 이런 것인가.) 플라맹고도 이슬람 쪽이 섞인 묘한 오리엔탈 느낌이다. 스페인 남부는 사람들 얼굴도 찐한게 아랍느낌이 많다. 북부는 금발이 대부분이고. 나는 남부가 마음에 든다.

댄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열정적으로 공연했다. (저러면 앞좌석 식사하는 사람들 접시에 땀이 다 튈텐데.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나는 끝나고 열심히 박수로 감사했다.


뜨거운 공연, 저 앞 좌석은 식사할 수 있는 자리. 나는 그냥 집에서 편하게 먹을란다.


공연장에서 나오니 이미 밖은 깜깜하다. 

어두운 스페인 길을 따라, 

숙소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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