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미슐랭 선정 칼국수집이 3개 있다. 그중 하나에 간다. 바로 ‘임병주 산동칼국수’. 1988년부터 영업한 칼국수의 명가. 양재역 근처에 있다.
집에서 걸어가 보자꾸나. 근데 덥구나. 벌써 여름인가. 땀이 좀 나네.
여긴데, 칼국수로 돈 많이 벌어서 이 건물을 올렸단다.
입구가 깔끔하다.
미슐랭 빕구르망 8년 연속 선정의 위엄. 그렇지 이런 건 자랑할 만 하지.
미슐랭 빕구르망 선정이 어느 정도냐면, 2024년 서울에 단, 57곳만 선정되었다. 서울의 수많은 음식점들 중 57개의 가게란 말이다. 대단한 일이다. 2024년 미슐렝 빕구르망 선정 식당은 아래와 같다. 명동교자, 유림면, 만족오향족발, 진미 평양냉면, 하동관 등등 친숙한 가게들이 많다. 갑자기 강남역 오향족발 폐점한 게 너무 아쉽네.
실내가 손님들로 시끌시끌하다.
칼국수 집은 김치가 가장 중요하다. 어찌 보면 칼국수만큼이나 중요하다. 김치가 달다. 근데 양념이 단 게 아니고, 배추가 싱싱해서 달다. 자연이 준 달콤함.
나왔다. 칼국수.
국물이 시원하다. 푹 끓인 진한 바지락 국물이다. 칼국수의 전분기가 배어, 살짝 걸쭉하다.
호로록 마시며 기분 좋은 식감.
매콤한 맛이 돈다. 아 청양고추가 들어가 있다.
바지락. 세어봤다.
정확히 10개 들어있더라.
면이 거칠고 두툼하다. 쫄깃하다.
반죽 자체도 잘 되었지만 면발의 두께 자체에서 오는 찰짐이 있다.
김치랑 먹는 게 국룰.
다시 말하지만, 칼국수집에서 김치는 밑반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양 많다.
이 집, 면도 면이지만, 국물이 진짜 좋다.
다 먹었다.
명동칼국수와는 또 다른 결이다. 명동이 잘 정리된 대기업의 느낌이라면, 이 집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시원한 노포의 맛이다. 명동칼국수는 고기육수, 여기는 바지락이니까 당연히 차이가 나겠지만, 아무래도 면발 차이에서 오는 개성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나에겐 '임병주 산동칼국수'의 두꺼운 면발 식감이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명동칼국수도 물론 좋지만, 스타일이 다르니 기분 내킬 때 여기 찾아와서 한 그릇 하고 가야겠다. 그나저나 칼국수 가격이 이렇게 올라서야 원.(12,000원) 서민음식이라는 타이틀을 이제는 내려놓는 게 좋겠다.
어쨌든,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