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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May 14. 2024

소호정, 김영삼 대통령이 좋아했던 바로 그 칼국수


‘안동국시’ 단어가 생소하다. 그래서 알아봤다.

1. ‘국시’는 국수의 사투리다.

2. ’안동국시‘는 안동식 국수를 말한다.

3. ‘안동식 국수’는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국수를 만들고 여기에 장국을 부어 만든 경북 안동의 전통 음식이다.


안동에는 찜닭만 있는 줄 알았는데, 맛있는 메뉴가 많은 도시였군.


오늘 찾을 집은 바로 그 '안동국시' 중 가장 성공한 가게인 '소호정' 되시겠다. 김영삼 대통령이 즐겨 먹던 칼국수라고 하니, 이걸 먹으면 대통령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으려나. 그래서 별명이 '청와대칼국수'라고 한다.


1995년 10월3일 개천절, 소호정을 찾은 김영삼 대통령이 방명록에 ‘大道無門’ 휘호를 남기고 있다. (www.seouland.com)


당시 관련 신문 기사.

사진 속 어르신이 창업주이신 듯


아들과 함께 찾았다. 따라와 줘서 고마워 아들. 아빤 니가 같이 와주면 언제나 행복하다. 기왕 왔는데 입에 맞았으면 좋겠구나.


실내가 깔끔하다. 그래서 나는 강남에서 친구를 만날 때 이곳을 종종 찾곤 한다. 오늘 내 친구는 아들이다.


반찬.


여기는 위 사진 속 깻잎 반찬이 유명하다.

그 유래는 이렇단다. 홈페이지에서 찾았다.


바로 이 깻잎이다. 간이 슴슴해서 반찬으로 딱 좋다. 근데 세계에서 깻잎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던데,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깻잎 향이 독특하긴 하니까.


나왔다. 안동국시.


육수는 한우 양지를 우려내 깊은 맛이 난다. 칼국수 국물보다 오히려 설렁탕에 가깝다. 다진 고기가 제법 많이 들어있다.


면은 가늘고 부드럽다. 임병주 산동칼국수의 두껍고 강한 면발과 비교하면 매가리가 없다. 단점이라기 보단, 차이점이다. 부드러우니, 노인분들이 좋아하실 법한 스타일이다.


반찬으로 나온 김치가 잘 익었다. 자극적인 맛은 아니다. 여기 반찬은 전부 슴슴하다.


아들한테 김치를 국물에 담가서 먹으라니까 “이 국물을 해치고 싶지 않아.” 라고 말한다. 그런 표현은 대체 어디서 배웠니. 근데 아빠도 동감이다.


면이 부드러워서 뚝뚝 끊어진다.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된다.

숟가락으로


깻잎도 은근히 국수랑 잘 어울리네.


국물이 묵직하다. 명동칼국수는 국물을 계속 떠먹고 싶은 느낌은 아닌데, 이 집은 설렁탕처럼 국물이 계속 들어간다. 어쩐지 보양식을 먹는 느낌이다.

국물이 웃고 있는건가


김치 올려서.


거의 다 먹었다. 양이 조금 작은 것 같기도 하고.


다 먹었다.

완료


칼국수는 밀가루 음식이라는 이유로 좀 꺼려지는 경향이 있다. 왜 그 배가 더부룩한 느낌이 있잖은가. 하지만 이 집은 국물이 깊고 면이 부들부들해서 부담스럽지 않다. 든든한 한 끼로 손색없다.


근데 가격이 좀 애매하다. 한때 청렴의 상징이던 음식이 왜 이리 비싸졌는지. 대통령이 먹었던 거라고 프리미엄이 붙은 건가. 전체적인 외식 물가가 많이 올랐다지만, 이건 좀. 점점 선을 넘는 느낌이다. 그래서 자주 오진 못하겠고, 누구 대접할 때 와야겠다. 오늘은 아들 대접했으니 값어치를 했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아들. 아빤 그걸로 충분해.


오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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