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은 딱히 배고파서 먹는 건 아니다.
궁금해서 와봤다. 이 나라 사람들은 뭘 먹는지.
프랑스에게 100년간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라, 빵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와서 먹어보니 잘 모르겠다. 나는 한국빵이 더 맛있는 것 같은데. 파리바게트가 인기 있는 이유가 있구나.
중간 상식 몇 가지
베트남 집들은 기본 폭이 8미터다. 도로에 접하는 면을 균등하게 나눠갖자는 모토인데, 과연 사회주의적이다. 나는 그런 방식이 맘에 든다.
부잣집을 알아보는 방법. 창문이 많은 집이 부자라고 한다. 98년간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 프랑스를 따라 해, 창문세를 받았기 때문. 창문에 세금이라니. 프랑스는 국왕을 볼 수 있는 권리를 창문세로 받았었는데, 그 문화가 넘어왔다나 뭐라나. 그래서 여긴 창문이 없는 집이 대부분이라, 해가 들지 않고, 그래서 곰팡이가 발생할까 봐 주로 대리석으로 인테리어를 한다. 덥고 습하잖은가. 어쩐지 동남아는 대부분 대리석 바닥이더라니. 이유가 있었군.
도시 간에는 저렇게 침대버스로 누워서 이동한다고 한다. (침대버스는 신발 벗고 탄다는데, 신기하다)
베트남에는 다양한 소수민족 자치구가 존재하는데, 그중 한 곳인 '미토'로 이동한다.
이동 중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는 현재 문화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여기는 QR결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맘에 든다.
미토에 도착했다.
메콩강에서 배를 타고 건넌다.
크르릉 울리는 디젤 엔진의 진동과 매연의 매캐한 냄새가 오래된 보트와 잘 어울렸다.
'미토'는 소수민족 자치구다. 베트남에는 많은 소수민족들이 있고, 각자 스스로 공동체를 구성해서 살고 있다.
여기서 전통 꿀차도 마시고, 과일도 먹었다.
인디아나존스 같은 배도 탔다.
정글숲을 헤치고 나아가는데,
이거 이거 재밌었음.
아들이랑 계속 '빰빠밤빠~ 빰빠바~' 하면서 인디아나 존스 영화 음악을 흥얼거렸다.
점심 먹는다.
메뉴는 코끼리귀 생선구이, 모닝글로리 볶음 등등
중간에 거대한 공모양은, 가위로 잘라주는데 달콤한 인절미 구이더라.
베트남에 왔으니 반미를 먹어봐야지.
밥 먹고, 이동하면서 간식으로 반미를 먹는다.
처음 손에 쥐었을 때는 '에? 이게 뭐야' 하는 느낌이었지만, 한 입 베어 물곤 생각이 달라졌다. 맛있다.
고무나무의 전설
도로 한쪽이 모두 고무나무 숲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라텍스 침대를 만드는 그 고무나무 맞다. 이 숲엔 전설이 있어서, 아무도 그 근처에 가지 않는다. 남북전쟁 후 지주들을 그 숲에 모두 산채로 매장했다는 전설 때문이다. 대낮에도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돈다고 한다.
실제로 차를 타고 지나가는 내내 저 숲 안쪽 깊은 곳을 들여다봤는데, 뭔가 불길하게 어둡다.
영화 '알포인트'가 갑자기 생각나는 건 왜일까.
판티엣에 도착했다. 판티엣은 베트남 느억맘 소스의 90%를 만드는 곳. 여기 무이네가 있다. 이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무이네로 넘어간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실수로 지나쳐서, 진짜 로컬 휴게소로 와버렸다.
복잡복잡, 사람 사는 곳 같다.
베트남의 해가 진다. 노을은 세계 어디를 가도 아름답구나.
저녁은 김치전골이다. 얼큰하니 맛있게 잘 먹었다.
숙소 들어가기 전에 여기서 간식 좀 사자.
동네 작은 슈퍼에 들렀다. 옛날 시골에 있던, '없는 거 빼고 다 있던'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다. 정감 있다.
과자 몇 개랑 음료수를 샀다.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아까 사 온 과자 세팅해 놓고.
오른쪽 깡통은 한국의 새우깡 느낌인데, 농심 새우깡보다 맛있더라. 오레오는 블랙핑크 에디션인 듯. 베트남에서 블랙핑크 인기가 어마어마하다. 사방에 있는 매장에서 블랙핑크 노래가 흘러나온다.
피곤하다.
얼른 씻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