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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un 20. 2024

반장떡볶이, 강남역에 맛있는 즉석 떡볶이집이 있다


우리 아들 최애 떡볶이가 몇 가지 있다. 33떡볶이, 마녀김밥 떡볶이 등등. 그중, 밖에 나가서 뭔가 사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들이 굳이 먼 길을 가서 먹는 즉석떡볶이가 딱 하나 있다. 바로 ‘반장 떡볶이’다.


오늘도 아들과 오랜만에 반장 떡볶이를 찾았다.

반장 떡볶이


여기는 예전 국민학교를 재현한 인테리어가 독특한데, 테이블과 의자가 국민학교 책걸상이다. 벽에는 칠판도 있다. 그래서 상호도 ‘반장 떡볶이‘ 인 듯. ’담임 떡볶이‘나 ’교장 떡볶이‘는 어땠을까.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깻잎 떡볶이.


나왔다.


보글보글 끓인다. 좀 졸여야 맛있다.


면이 국물을 흡수하기 전에, 라면부터 먹는다. 나는 꼬들파. 아들도 나를 닮았다.


떡은 쌀떡, 쫄깃쫄깃하다. 입에서 녹는다.


오뎅에 국물이 배어, 마치 육즙을 머금은 고기 같다.


음료수 마셔줘야지. 아들은 쿨피스, 나는 콜라.

우유팩에 담긴 쿨피스 감성이 더 좋은데, 요새는 캔에 나오나 보다.


쫄면과 깻잎. 떡볶이에 깻잎이 빠지면 섭섭할 것 같다. 깻잎향은 외국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깻잎을 음식에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들었다. 하긴, 나도 처음에 고수를 먹었을 때 비슷한 생각이었지. (지금은 잘 먹음)


아들이 “아빠, 계란 으깬다?” 라고 말하고, 삶은 계란을 냄비 한쪽 구석에서 으깬다.

이렇게 물어보는 아들이 귀엽다.


열심히 먹는다.


끝.


이 아니라, 이제 볶음밥 먹어야지.

날치알 볶음밥으로 주문.


그렇지, 바로 이 비주얼이지.


기름에 코팅된 밥알이 영롱하다.


싹싹 긁어 다 먹었다.

완료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들과 함께 맛집에 찾아가 식사하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다. 아들이 언제까지 나와 이렇게 다녀줄 진 모르겠지만, 이 추억만큼은 아들의 기억 속에 행복하게 남길 바란다. 앞으로도 같이 떡볶이 먹으러 다니는 친구 같은 부자관계로 지내고 싶다. 떡볶이 먹고 싶으면 아무 때고 얘기해 아들, 아빠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을게.


오늘도 같이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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