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화수 전통육개장‘ 이라는 체인점이 한창 유행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 자주 방문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요새 매장이 많이 줄었더라.
그렇다면 요즘, 육개장을 먹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하나? ‘육장정‘으로 가면 된다. 오늘은 송파의 육개장 맛집, ‘육장정’을 찾았다.
가게 앞은 식사 시간이 아닌데도 줄이 항상 있다. 따로 대기 시스템은 없다. 아날로그. 그냥 줄을 서 있으면 된다.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입장했다. 가게 안은 단출하다. 사진에 보이는 좌석이 전부다. 나처럼 혼밥을 즐기는 사람에겐 이런 바 형식이 좋다.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열심히 음식을 준비 중이다.
일인석에 앉았다.
?? 근데 여기 매장에 재즈가 흘러나온다. 오 뭐지? 육개장과 재즈라. 어쩐지 느낌이 좋은데? 벌써 마음에 들었다.
휴지 보관함에 글씨가 정겹다.
나왔다. 육개장.
뚝배기에 가득 담긴 국밥의 모양새가 좋다. 아름답다. 매콤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국물의 느낌. 진하다.
살짝 걸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진하다.
건더기가 알차다.
잘 익은 소고기가 듬뿍이다. 입 안에 넣으니 부드럽게 살살 녹는다. 육개장 국물이 잘 배어있다.
계속, 누차 이야기하지만 국밥집에서는 밥이 국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밥이 절반이다.
좋다. 적당히 꼬들하여 알맞다.
건더기를 한참 건져 올려 먹는다
국물도 후루룩 계속 들어간다.
칼칼하니 매력 있다.
밥이 잘 되어서, 이렇게 국물에 살짝 적셔서 먹어도 좋다.
안 되겠다. 밥이 말아먹기 너무 좋은 상태다. 참을
수 없다. 이제 말아보자.
됐다. 그래, 이게 육개장 국밥이지.
적당하게 국물을 흡수한 밥알. 국밥의 진수이자 에센스다.
듬뿍 떠서 후루룩 먹는다. 국밥은 땀 흘리며 열심히 먹어줘야 한다.
김치. 매운맛은 거의 없는, 가볍고 새콤한 스타일 쪽이다. 진한 국밥과의 조화가 좋다.
이렇게 올려서 먹는다.
열심히 뜨거운 국물을 먹었더니 덥다. 땀이 난다. 앞에 있는 선풍기가 고맙다.
육개장에는 이렇게 대파가 들어가야 옳다.
계속 열심히 먹어보자.
양이 꽤 많다. 성인 남자가 먹기엔 충분하다.
다 먹었다.
후식으로 주신 토마토로 입가심을 한다. 새콤하고 시원하다.
육개장은 오래, 푹, 많이 끓인 집이 맛있다. 그래서, 운동회나 잔칫날에 모두 모여 같이 먹던, 커다란 들통에 잔뜩 끓인 육개장이 그렇게도 맛있었나 보다.
사실 이 집이 요새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와서, 바이럴이 아닌지 살짝 의심도 했었다. 그런데 웬걸, 여기 진짜였다.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지, 딱 한 숟가락만 먹어보면 바로 이해할 수 있다.
한 여름인데도 뜨끈한 국물은 좋구나. 역시 국밥은 언제 먹어도 좋은, 든든한 한 끼로 가장 적당한 메뉴다.
이 집은 언젠가 또 와서 먹고 싶은, 정답 같은 맛이다. 반가운 가게를 찾아서 기분이 좋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