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진해장(내장탕), 이게 바로 보약이네 보약

강남진해장 글이 좀 많다 싶긴 하다. 하지만 이 집만 한 가게를 강남 한복판에서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자꾸 오게 된다. '오늘 뭐 먹지?'라고 강남역 근처에서 고민하다 보면 나는, 어김없이 이 가게를 찾는다.

넓은 매장 덕분에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깔끔한 데다가, 좌석 사이 간격도 여유 있다. 직원분들은 적당히 친절하고, 맛은 늘 한결같이 좋으니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늘은 '내장탕'을 먹으러 방문했다.

덥다. 일단 맥주 한 잔 마시자.

“여기 맥주 한 병이랑 내장탕 주세요.”

목부터 축이고

나왔다 '내장탕'

진하다. 국물에 간은 되어 있다. 적당히 짭짤해서 소금을 넣을 필요는 없겠다. 후추만 조금 넣었다.

고기는 생각보단 많지 않다. 요새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집들이 워낙 많아서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긴 한다.

아, 근데 국물이 진짜 좋다. 진한 설렁탕 느낌이다. 계속 후루룩 후루룩 떠마시게 된다. 이러다 밥도 말기 전에 국물부터 다 먹을 지경이다.

김치가 훌륭하다. 시원하고 새콤 매콤하다. 김치가 좋으면 맨밥에 김치만 먹게 되는데 이 집이 딱 그렇다.

소스는 겨자+간장인 건가. 맛 분석 역량이 부족해서 아쉽구나.

고기를 건져내 소스에 찍어먹는다. 톡 쏘는 맛이 재미있다.

한참을 고기만 건져먹었다.

근데 고기가 진짜 맛있다. 잡내 하나도 없이 쫄깃하고 부드럽다.

다대기를 풀어보자.

이렇게 변했다. 국물이 살짝 매콤해졌다.

밥이 어떤지 보자.

좋구나. 적당한 찰기다.

말았다.

열심히 먹다 보니, 국물이 꽤 고소하다. 잠깐 우유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맥주도 한 모금 더.

열심히 먹자. 땀이 난다.

김치도 올려서 먹는다.

다 먹었다.

완료

이렇게 더운 날, 술 한잔과 국밥이 주는 친구 같은 일상의 기쁨. 이게 바로 보약이지 뭐.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당신도,

과거의 후회는 잊고, 미래의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현재의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사한 하루가 되길.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