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순댓국집이 목동에 있다는 제보가 친구로부터 들어왔다. 가봐 달라고.
(궁금하면 니가 가보면 되잖 ㄱ- )
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렇다면 찾아가서 직접 확인해 봐야지.
나는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주차할 자리 찾느라 헤매는 것도 마찬가지. 애매한 퇴근 시간에 차를 가지고 목동에 가기엔 교통체증이 어미어마할 거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밤늦게 가면 괜찮을 것 같다. 느지막이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한 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근처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
오늘의 목적지. ‘만복 순대국’
인터넷상에서 굉장한 순댓국 맛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했다.
대체 어떤 곳이길래 그리 유명한지 확인해 보자.
자정이 다 된 한 밤 중인데, 이렇게나 사람이 많다.
근처에 24시간 밥집이 없어서? 아니면, 진짜 맛있어서?
1인석을 배정받았다. 마음에 든다.
밑반찬. 저 무생채 무침이 별미다.
밥. 적당히 꼬들해서 좋다.
본격적인 식사가 나오기 전에 반찬을 맛봤다.
아, 이게 밥도둑이다.
깍두기가 물에 한 번 헹군 듯한 모양새다.
나왔다. 순댓국.
이런 느낌이다. 국물이 어딘가 어둡다. 들깨 때문인가?
간은 되어있다. 간장이 들어간 미역국? 느낌이다. 독특한 맛이다.
건더기가 푸짐하다.
순대가 고소하다. 새우젓을 올려서 먹었다.
건더기가 많아서 좋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주로 비계와 뼈가 많은 부위 위주라 정작 먹을만한 살코기는 별로 없다.
조금 아쉽다.
밥을 말았다.
밥 알 사이에 섞인 부추가 적당하게 익어 식감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들깨 미역국 느낌이다.
간장 쪽 맛이 진하다. 고기는 비계와 뼈가 많다.
이 정도 살코기도 있다.
무생채를 올려서 먹으니 느끼함을 눌러준다.
짭짤하고 고소하다.
다 먹었다.
지금도 매일매일 만석으로 인기가 높다던데.
소문에 비해 맛은 적당했다. 아마 내 기대가 너무 컸을 수도 있겠다.
'서울 0대 순댓국 맛집'에 들어가기엔 경쟁자들이 너무나 화려하다. 농민백암이나, 해남, 약수, 청와옥, 화목 등등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과 비교하기엔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거기에 늦은 시간 만취한 취객들의 소란스러운 주사까지 어우러지니, 여러모로 난감했다.
괜찮다.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아무리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이라도, 결국 나와 상성이 맞아야 하는 법이다. 이 집이 또 누군가에겐 넘버 원 맛집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음식에 정답이란 없는 법이니.
내가 좋아하는 취향과 결이 맞아야 한다.
그걸 평생에 걸쳐 찾아 나가는 과정이 인생 아닐까.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