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사 친구들을 만났다.
정기적으로 잊지 않고 만나는 친구들인데, 늘 편하게 보고, 웃고 떠들 수 있어서 좋아하는 동생들이다.
1차로 얼마 전에 소개했던 영동 족발에서 족발을 먹었다. 평일 저녁, 3호점에 갔는데도 2층까지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다.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는 양재족발. 지난번에 소개했기에 따로 사진을 찍진 않았다.
오늘 소개할 가게는,
2차로 찾은 '양재 닭집'이다.
옛날 치킨에 맥주를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곳.
입구와 지하 계단을 보면 알겠지만, 매우 오래된 노포다.
실내는 이런 분위기.
이미 삼삼오오 모여 앉아 치킨에 맥주를 기울이는 직장인들로 가득하다.
벽과 천장의 상태를 보면 알겠지만, 그냥 오래된 곳이다.
메뉴는 단출하다.
'치킨'
주문이 들어오면 냉장고에서 생닭을 꺼내 바로 손질한 후, 주방에서 계속 쉬지 않고 치킨을 튀겨낸다.
포장 손님도 많아서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한다.
치킨무와 소스, 컵 등은 여기서 직접 가져가면 된다.
요렇게가 대충 기본 구성이 되겠다.
치킨, 맥주, 치킨무, 소금에 소스까지.
이번 편은 사진이 별로 없을 예정인데. 사실 이 치킨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왔다. '치킨'
적당히 갈색을 띤 겉모습이, 누가 봐도 바삭바삭해 보인다. 개별 조각들도 얄밉게 작게 자르지 않아 먹기에 좋은 크기다. 개인적으론 역시 순살보단 뼈가 있는 치킨이 맛있다.
맥주부터.
연장자라고 치킨 다리를 배려해 주었다.
퍽퍽살 좋아했었는데, 다리도 맛있더라.
느끼할 땐 치킨무.
가게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맛이다. 너무 달지 않아서 좋다.
이 소스가 묘했다. 일반 치킨집에서 제공해 주는 양념이라고 하기엔 너무 묽었다. 굳이 맛을 표현하자면 떡볶이 국물? 과 비슷했다.
찍으면 이런 정도 점성이다.
잘 튀겨진 치킨은 소금+후추에 찍어먹는 게 역시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자리에 앉아서 신나게 떠들다가 나왔다. 오랜만에 먹은 맛있는 정통 후라이드 치킨이었다.(프라이드가 표준어인 것 같지만, 후라이드라는 발음이 마음에 든다) 나는 아직도 후라이드 치킨의 원탑은 '페리카나'라고 생각하는데, 그 비슷한 느낌이다.
치킨을 먹고 나와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각자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R이 말했다.
”저희가 우리 사주 대박 나서 카카오 블랙 태워드리려고 했는데, 잘 안 됐네요. 걸어가셔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멘트 웃긴데? 좋다좋아 ㅋㅋ 웃기면 된거임.
나는 너희가 나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계속 얼굴 보고 맛있는 것 먹고 수다수다 합시다.
늘 고맙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아들을 먹여주고 싶었다. 며칠 후에 포장하러 다시 왔다.
포장에도 양념과 치킨무를 야무지게 넣어주신다.
갈색 종이봉투에 포장해 준다. 이것도 옛날 감성.
포장해 왔는데도 바삭바삭하고 따뜻하다. 아들이 맛있다고 하며 잘 먹어줘서 기분이 좋다.
아들이 치킨 한 마리를 다 먹고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한다. 한창 클 나이라 그런 건지.
그래서 라면을 끓였다. 치킨에 라면은 어떤 운명 같은 걸까. 왜 늘 함께하는 것 같지.
잘 먹어줘서 고마워 아들.
아무튼 양재 닭집, 맛있다.
자주 사다가 먹어야겠다.
포장해서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