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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쪽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by 이서


아인슈타인.

인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불세출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1921년에 광전효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치솟던 그는 수상 다음 해인 1922년 순회강연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아인슈타인은 도쿄의 임페리얼 호텔에 체크인했다.

그는 호텔방에서 쉬며 이런저런 소회와 생각들을 호텔 메모지에 끄적였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언제나 끊임없이 기록하는데, 그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때, 아인슈타인에게 한 호텔 직원이 전보를 전하러 찾아왔다. 당시에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이 없으니 흔한 일이었으리라.

아인슈타인은 고생한 직원에게 줄 팁, 현금이 없었다.

그는 급한 대로 아까 적은 메모 두 개를 직원에게 전했다.

쪽지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운이 좋다면, 아마 이 메모가 평범한 팁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갖게 될 것입니다."

자신감이 엄청났던 것 같다.

인정한다. 그래도 된다. 그는 무려 '아인슈타인'이 아니던가.


호텔 직원은 아인슈타인의 조언 그대로 메모를 고이 보관했다.

무려 95년이 지나, 직원의 조카가 그 메모를 발견, 경매에 내놓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쪽지는 2017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경매에 나와 17억 5천만 원에 낙찰되었다.


바로 이 쪽지다.


내용은 뭘까.

아인슈타인은 호텔방에서 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어떤 문장을 남겼을까.


바로 이거다.

A quiet and modest life brings more joy than a pursuit of success bound with constant unrest.
조용하고 소박하게 사는 삶이 끊임없이 불안해하며 성공을 쫓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

(modest는 '겸손하고 적절한' 또는 '검소한' 등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소박한'이라는 단어가 문맥상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하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아마 노벨상 수상으로 인기가 치솟고, 유명세를 타던 본인 스스로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며 내린 결론 일 듯하다.

그는 화려한 인기보다는 조용하고 소박한 삶을 더 원했던 것이다.


내가 누차 여러 글을 통해 이야기한, '간소한 삶'의 본질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 이 에피소드가 반가웠다.

조용하고 소박한 삶은 미니멀리스트들이 원하는 바로 그 인생 아니던가. 무려 ‘아인슈타인’이 그렇게 말했다.


물질보다는 내면과 정신에 집중하는 삶. 언제나 선하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가짐. 순간적인 욕망에 끌려다니지 않는 이성적인 태도. 이 모든 것들은 수많은 역사 속 위인들의 책이나 일화에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런 식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수천 년 전에도 그랬고, 수천 년이 지난 후에도 그럴 것이다.

마치 1+1=2 인 것과 마찬가지다.


불변의 진리.

변하지 않는 가치는 오랜 시간을 넘나들며, 과거현재미래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옳은 방향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시해 준다.


단지 인간들은 ‘뻔하고 유치하다’며 변치 않는 진리를 애써 외면할 뿐이다.


저 먼 옛날 붓다부터, 로마의 황제를 지나, 노벨상에 빛나는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까지, 모두가 한 목소리로 간소한 삶을 외친다. 시대를 넘어 존경받는 인물들이 함께 입을 모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간과하면 안 된다. 어찌 보면 미니멀리즘은 인간이 가져야 할 궁극적인 삶의 태도가 아닐까.


이 세상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나를 스쳐 지나갈 뿐.


겸손하고 절제하라.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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