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오랫동안 글을 써오면서 늘 비슷한 고민을 하곤 했다. 바로 '이미지' 문제다. 에세이에 어떤 사진을 넣을지, 매번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적절한 이미지를 찾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이미지는 글의 전체적인 뉘앙스를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반복되는 고민과 수고를 줄이고 싶다는 아주 실용적인 궁리를 시작했다.
이럴 바엔 차라리 대표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두는 게 훨씬 낫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 번 만들어 두면 어떤 주제의 에세이든 이 캐릭터 하나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노바나나 같은 AI툴이 쉽고 간단하게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시대가 왔다. 안 할 이유가 없지. 이 단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내 AI 캐릭터 구상의 전부다.
현재 내 브런치 프로필 사진이며, 많은 글에 첨부했던, 국보 '금동반가사유상'을 캐릭터의 모티브로 삼았다. 고요하게 앉아 사유하는 듯한 이 동상의 자세와 표정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특별히 복잡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이, 그저 '생각'이나 '고민'을 상징하기에 완벽한 형태다.
AI에게 원본이미지와 더불어 원하는 실루엣과 황금빛 느낌을 입력하니, 내가 바라던 대로 깔끔한 캐릭터 시안이 금방 나왔다. (좀 다른 부분이 있는데, 뭐 똑같을 필요는 없었다. 비슷하면 됨.) 이 캐릭터에 어떤 거창하고 특정한 메시지는 없다. 그저 금동반가사유상으로 글의 분위기를 쉽게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혹시 몰라 국립중앙박물관의 캐릭터를 알아봤다.
(똑같은 이미지를 사용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전혀 다른 이미지다.
인터넷 여기저기 찾아봐도 비슷한 캐릭터는 없어 보인다.
제미나이에게 물어봐도 없다고 하니, 일단 사용해 보자.
해보고, 아닌 것 같으면 바꾸거나 새로 만들면 된다.
어쩐지, 점점 내 브런치가 '불교 신문'처럼 변해가는 것 같은데. ㅋㅋ
종교적인 이유로 이 불상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나는 특정 종교를 믿는 신자가 아니다. 나는 불교의 철학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불교 신자는 아니다. 단순히 저 동상이 하나의 '오브제'로서 주는 미적 감동, 즉 고뇌와 평온이 공존하는 그 절묘한 순간의 포착이 좋을 뿐이다. 이 아름다운 자세는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걸 수도 ㅎㅎ)
고민 끝에 캐릭터를 만들어봤는데, 결과물이 제법 마음에 든다. 이제는 에세이를 쓸 때마다 어떤 이미지를 넣을지 머리를 싸매고 씨름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덕분에 매번 새로운 이미지를 고민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완전히 덜게 되었다.
앞으로 쓰는 글에서 새로 만든 캐릭터를 이래저래 활용해 보도록 해야겠다.
새삼 편리한 세상이란 생각이 든다.
AI는 과연 어디까지 바꿔놓을까.
오늘도 잘 만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