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연봉 오타니가 200만 엔 짜리 차를 탔던 이유

오타니 선수에게 배우는 직장인의 자세

by 이서


얼마 전, 한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출연한 것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잠실 시그니엘이라는 초호화 거주지와 그가 소유한 값비싼 시계와 옷들, 억 소리 나는 승용차가 화면을 채웠다. 사치품을 휘감은 본인의 착장 사진을 보여주며 “저거 좋은 거예요”라고 말하는 그를 보는데, 문득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살면 행복할까


그 모습을 지켜보니, 어쩐지 갑자기 오타니 쇼헤이라는 선수가 궁금해졌다. 그 화려함 속에서 왜 하필 그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마음 깊이 보고 배우고 싶은 메이저리거의 모습은 화려한 ‘셀럽’보다는 묵묵한 ‘구도자’인 오타니 쪽에 더 가깝다는 사실이었다.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이제 스포츠 스타를 넘어 ‘성실함’과 ‘탁월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만화 주인공보다 더 비현실적인 실력을 갖춘 그를 보며, 사람들은 단순히 그의 재능에만 감탄하지 않는다. 대중이 진정으로 열광하는 포인트는 화려한 성적 뒤에 숨겨진 ‘지독할 정도로 성실한 태도’와 ‘수도승 같은 자기 관리’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회의, 직장 내 인간관계 속에 지쳐가는 우리 회사원들에게 오타니의 삶은 훌륭한 참고서가 된다. ‘프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타니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한다.


1. 경기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이유

오타니는 경기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그는 단순히 청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무심코 버린 행운을 줍는다”라고 표현한다. 확실히 일반인과 다른 마음가짐이다. 심판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동료를 배려하는 인성 또한 그의 실력만큼이나 빛난다.


귀찮은 일을 처리하는 건 행운을 저축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귀찮아하고, 당장 내 성과로 드러나지 않는 일들을 소홀히 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묵묵히 처리할 때, 동료들의 신뢰가 쌓인다. 그 신뢰는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돕는 ‘운’이 되어 돌아온다. 오타니의 말처럼, 귀찮은 일을 처리하는 건 행운을 저축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2. 200만 엔짜리 세단을 탔던 이유

검소한 생활은 내가 오타니를 좋아하는 가장 큰 덕목이기도 하다. 그는 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삶을 산다. 오타니는 연봉이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검소하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그는 연봉 관리를 부모님께 맡기고 한 달에 용돈 10만 엔(약 100만 원) 정도만 받았다. 그마저도 다 쓰지 않고 저축했다. 명품 옷이나 화려한 차, 술자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돈은 오직 야구 장비와 몸 관리에만 썼다. 심지어 그의 메이저리그 첫 차는 현대 소나타였다. (물론 지금은 포르셰와 스폰서십을 맺고, 포르셰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나타에서 내리는 오타니


매체는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입단 이후 연봉이 수백억대로 올랐다고 언급했지만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구단에서 제공하는 현대자동차의 세단을 타고 다닌다"고 밝혔다. 이어 "차는 선수의 요청에 따라 결정되는데 오타니는 200만 엔 정도의 현대 세단도 좋은 차라고 말했을 정도"라며 "오타니는 면허가 없어서 조수석에 타고 운전은 일본인 통역사가 한다"고 설명했다. 뒷자리에 앉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50054


3. 잠이 주업이고 야구는 부업인 이유

쇼핑도 술담배도 안 한다는데, 대체 쉴 때 뭐 하냐는 질문에 그는 고민 없이 '잠'이라 답한다. 모두가 더 화려한 자극을 쫓을 때, 그는 하루 10시간 수면을 통해 기본으로 돌아간다. “잠이 주업이고 야구는 부업”이라는 그의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 속엔 뼈가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라는 그의 태도. 수면 부족과 만성 피로를 훈장처럼 여기는 일부 직장인들에게 '진정한 휴식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모두가 오타니와 똑같이 되자는 것은 아니다. 검소하게 생활하고, 겸손하고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한다고 우리가 당장 오타니처럼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낼 수는 없다. 그는 타고난 신체 조건과 재능을 가진 천재니까. 하지만 ‘쓰레기를 줍는 마음가짐’이나 ‘검소하게 생활하는 태도’는 재능의 영역이 아니다. 이건 분명히 선택의 영역 아닌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주니어라면, 혹은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인이라면 오타니의 성적보다는 그의 ‘습관’과 ‘태도’를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인사 잘하고 겸손한 사람이 결국 더 많은 기회를 얻죠.
사람들은 실력보다 태도에서 진심을 느끼니까요.
결국, 마음가짐이 진짜 경쟁력입니다.
-오타니 쇼헤이-


월급을 털어 사치품 쇼핑에 목매기보다, 검소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는 것. 술자리, 골프 인맥을 뽐내기보다, 업무 환경을 정리하고 주변을 깨끗이 하며 묵묵하고 겸손하게 자기 일을 하는 것. 매일매일 운동하고 책을 읽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


그 사소하고 지루한 반복이 쌓여, 언젠가 당신을 대체 불가능한 ‘프로’로 만들어 줄 것이다.


오타니가 주운 것이 쓰레기가 아니라 행운이었듯, 당신이 꾸준히 보여준 검소한 성실함이 훗날 ‘인정’과 ‘성공’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부디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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