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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ug 07. 2022

Are you coachable?

요새 옛날 경험을 멋대로 이야기 하면 '라떼는 말이야'로 취급받는다.

최신 트렌드에 둔감한, 분위기 파악 못하는 꼰대의 지적질이나 훈수로 느껴질 수 있다는 거다.

고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연장자의 경험과 통찰을 전수해주며 후대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분위기는 이제 한 물간 것일까? 발달한 인터넷 문화 때문일 수도 있고, 넘쳐나는 기록물의 홍수로 벌어진 일일 수도 있다. 연장자 혹은 선배로부터 무언가를 전수받는 도제식 학습 방식이 더 이상 쿨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제 인생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시죠?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멘토의 피드백 혹은 구루의 통찰을 애타게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러하다. 

나는 간절히 원한다. 

하지만 요즘 그런 멘토, 혹은 좋은 선배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모자란 부분을 책으로 채우려고 부단히 노력중이다. (역시 책 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후배님들께 좋은 아이디어 혹은 정신이 확 드는 통찰을 얻기도 한다. 내가 받은 정규 교육은 아주 오래 전의 내용이다. 최신의 교육을 받은 후배님들이 나보다 더 나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것은 당연하다. 요새 정말 후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있다.


내 경력이 이제 십수년을 넘어가고, 여기저기서 일했던 경험이 쌓이다보니,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의견이나 생각, 경험을 듣고 싶어하기도 한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정말 아주아주 가끔이다.) 

누군가에게 멘토나 선배가 '혹시 될 수도 있는' 경력이 쌓인 것이다. (나이가 꽤 들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물어보시는 분이 원하는 만큼 내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다. 내가 겪었던 일을 정말 자세히 소개해드리고도 싶다. (그 경험으로 무엇을 배웠는지까지도) 

하지만 안한다. 

'라떼는 말이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념없는 '꼰대'가 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아직 꼰대와 멘토의 경계를 찾을 수 있을 만큼 현명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누가 무언가를 물어보면, '저는 아는게 없어서 말씀드릴게 없네요,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허허허'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날씨나 맛집 이야기 정도로 화제를 넘기고 자리를 모면한다.


물론,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은 일화나 경험도 있다. 

'이럴 때 이렇게 하니 일이 잘 풀렸다.' , '그건 이렇게 했더니 결국 해결되더라'  , '나는 그 비슷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해서 완전히 망했었다' 같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떠들어대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이야기해주면 그의 성장이나 앞으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 

어떤 사람에게 믿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의 성장을 돕고 싶은걸까?


그 대답을 아래 책에서 찾아봤다.

'빌 캠벨'은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창업자들이 앞다투어 찾아, 의견을 묻는 멘토라고 한다. (그 까칠했던 스티브 잡스도, 매주 한 번씩 그를 찾아가 같이 산책하며 의견을 물었다니 말 다했지.) 코치의 성격을 가진 구루 라고 하면 더 쉬울라나. 아무튼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빌 캠벨의 조언이 '라떼는 말이야' 로 들렸을까? 무개념 꼰대의 고집섞인 주장으로 들렸을까?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들렸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의 리더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그를 믿고 따랐다.

빌 캠벨은 아무에게나 조언을 해 주지 않았다. 그는 조언이 소용없는 사람들에게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은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빌 캠벨은 어떻게 '조언 해줄만한' 사람을 골라냈을까?



Are you coachable?


빌 캠벨이 조언이나 멘토링을 해 주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라고 한다.

"준비가 되었는가?"

태도의 중요성에 대한 모든 것을 단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질문이다.

코칭받을 준비가 되었는지,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일 태도를 갖추었는지 물어보는거다.

(나도 저런 질문을 받을 기회가 주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 그 쯤은 나도 안다구요, 뻔한 얘기잖아요.'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합니다.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마세요~'

그렇다. 코칭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들은 알아서 잘 하면 된다. (똑똑한 사람이니 실제로도 알아서 잘 할꺼다.) 하지만, 혼자서 걸어가는 길에는 반드시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선배와 함께라면 좋은 (상대적으로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선배들은 이미 많은 길을 걸어봤다. 그들은 길의 모양이나 날씨 등 주변 상황을 보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런저런 조언을 해 줄 수 있다. 조언을 듣고 걸으면, 생각보다 수월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선배의 그런 의견을 듣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경험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어떤 누구도 당신에게 진심어린 충고나 조언을 해 주지 않을 것이다. 


갈림길에서 갈팡질팡 오락가락하고 싶지 않다면, 좋은 멘토를 찾자. 

그를 스승으로 삼아 어떤 충고나 쓴 소리도 달게 받아들이자.

꼰대의 잔소리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라떼는 말이야'에 숨은 의미와 통찰을 찾으려 노력해보자.

혹시 또 아는가? '라떼'를 통해 큰 깨달음을 얻어, 스티브 잡스처럼 성공의 문턱에 다다를 수 있을지말이다.


당신은 코칭받을 준비가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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