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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 Aug 08. 2022

1억 모은 후기는 많은데 왜 2억 이야기는 없을까

마흔두 살에는 부자가 되고 싶어서 찾아보는데 없다 없어

그렇게 아끼고 모았더니

똥꼬 빠지게 고생해서 1억 모으면 인생 달라지는 줄 알았다. 개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괜히 조급한 마음이 일어 잘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를 했다. 시발비용으로 써버리지 않은 게 어디냐 싶긴 하다마는 어줍지 않은 지식으로 덜컥 큼지막하게 투자를 하고 나니, 남은 건 마이너스 통장뿐. 전재산을 털어 로또를 산 기분으로 심장이 쫄깃하다.


살면서 처음 받아본 대출의 압박이 나를 조여 온다. "회사 그까짓 거~ 때려치우면 되지 뭐~"라고 했던 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투정이었는지 깨닫는다. 이제 빈말이라도 퇴사하겠다는 얘기는 절대 못하겠다.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다.'라는 말의 뜻을 절실하게 깨닫는 중.


철 없이 오래오래 온실 속 화초를 꿈꿨지만, 어째 점점 잡초가 되어간다. 잘리지만 않으면, 책상이 화장실 앞에 가 있지만 않으면 아무래도 이번 생에 내 발로 회사를 박차고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심지어 제가 고점에서 샀다구요?


짠테크, 이제 그만두려 했더니

한동안 명품 열풍이더니만, 나만 명품 못 산 사이에 물가가 너무 올랐단다. 원래도 비싸서 못 샀는데, 더 비싸졌다고? 물가를 잡으려고 미국을 필두로 금리를 올리니, 다시 절약 할 때란다. 아니 또 아끼라고? 철들고 한 번도 경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코로나 지원금 한 번 못 받아보고 또 시작이다.


"2030 패닉 바잉 한 영끌족 위기!"라는 기사가 연일 터진다. 거기에 “미국 연준의 빅 스텝, 자이언트 스텝, 울트라 스텝!!! “ 천조국 스케일은 도대체 어디까지 커지는지 천날만날 파월 아저씨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뉴스에 난다.


맨날 경제 위기라니, 이게 진짜인지

미국에서 불어오는 위기설에 명품족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직장인의 눈물나는 짠테크 열풍 기사가 흘러넘친다. 종이 한 장 뒤집기보다 빠른 경제 흐름과 태세 전환. 이 세계적인 유행(?) 나는 못 따라가겠다. 새삼 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 깨닫는 중


'. 그럼 내년 1월에 마이너스 통장 갱신되기 전에 빚이나 빨리 갚아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갱신  해도 마통 금리는 자동으로 반영이 되네? 갑자기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1% 가까이 올랐다. 예적금은  그러면서 대출은 ...? 이렇게 빨라? 하여튼 은행  버는   참지  참아!!!!!!


웃프고  현실 세상

열받아서 돈 좀 써보려고 하는데, 이제 진짜 도시락 싸기, 가까운 거리 걷기, 따릉이 타기, 당근 하기, 미니멀리즘이 이 곧 내가 된 건지. 막상 필요한 게 없다. 살 게 없어서 강제 저축, 자동으로 짠테크하는 아이러니.  


  없어서 빚을 갚은 탓에 아마 올해 10월이면 잔고가 다시 플러스가  참이다. 예적금 이율, 파킹 통장 이율이 아무리 오른대도 부자가 되기엔 택도 없을  같은데. 그리고 이제 왜인지 신문에서 유행이라고 하면  하기 싫어. 짠테크, 예금, 적금, 현금 보유...  


그럼 뭐하지

요즘은  해본 적도 없는 엔화, 파운드 투자에 눈이 돌아간다. 오피스텔 중도금도 쳐야 하고, 혹시 세입자가 나간다고 하면 전세금도 내어줘야 하는데. 총알 장전이 필요한 때인  알면서도. 당장   없는 현금만 미국 ETF 투자하기로 해놓고. ‘환율 박살나니 에라이~ 어차피 미국 망하면 우리도 망해~~~ ‘하면서  기웃기웃.


이번엔 마음이 급해서라기 보단, 심심해서? 자포자기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는 한참 글렀고, 서른두 살에는 택도 없을 것 같으니 마흔두 살 즈음을 노려보는데. 아니 사실 마흔두 살 때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는 희망 한 자락, 재미 한 스푼이라도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한 주를 로또로 버틴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어차피 모르겠는 투자를, 삶을 도박판에 걸어버린 건 아닌지. 환투기 한번 츄라이 해? 말어? 빨리 불려서 부동산을 하나 더...?!


아마 1 모은 후기, 10 모은 후기는 넘쳐도  사이 2 모은 후기가 없는  다들  같은 상태,  작은 한국  덩어리에서 흐느적 흐느적 뭐라도  하면  버틸  같은 근질근질한 시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려나. 다들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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