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향이 꽤 확실한 편이다. 음악을 들을 때도, 책을 읽을 때도, 드라마를 볼 때도, 여행을 할 때마저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것을 왜 좋아하는지가 분명하다. 취향은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기호의 집합이고 개인의 고유한 양식이라는 점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러한 취향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살아간다. 지금 시대는 취향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튜브 시장은 좋아요와 구독으로 표출되는 개인의 취향에 의해 돌아가고, 인스타 돋보기 창을 열면 나의 취향을 저격하는 게시글로 가득하다. 과거 산업화 이후로 전체적으로 사회가 획일화되면서 다수의 의견이 무조건 옳은 것이라 받아들이던 시대가 저물어가고, 다양성이라는 중요한 가치와 함께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가 이제 나름 자리를 잡은 듯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나의 취향을 온전히 지키기 어렵다. 요즘 들어 무취향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좋아하는 곡을 찾아 듣기보다 음원차트 탑 100을 듣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영화만 본다. 유튜브에서도 구독하는 채널은 딱히 없고 그냥 알고리즘대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매번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의 취향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취향은 나라는 사람을 설명한다. 바꿔 말하면 취향을 잃는 것은 나를 잃는 것이다. 취향(趣向)의 한자에서 알 수 있듯, 취향은 곧 삶의 방향성이다. 남들이 가는 길로 따라가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행복이란 주체적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할 때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키고 취향을 지키고 삶의 방향을 온전히 내가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가고 싶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그것을 왜 좋아하는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