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by 두번째 사춘기

개울가 오리들이

진흙 속을

열심히도 헤집는다


부리에

흙 묻는 것도 아랑곳 않고

온몸이

검게 물드는 줄도 모르고


허허, 먹고사는 일이라니


이제 오리는

개울에서 헤엄을 친다

깃털을 고르고

얼굴을 씻어내고

부리가

봄처럼 노랑이다


흠흠, 사는 게 다 그런게지


둘둘 짝지어

물 위를 떠다니다

마른 갈대숲에서 가만히

머리를 파묻고

까무룩 잠이 든다


훌훌, 다음 끼니 걱정 없이


어느덧

맑게 씻긴 내 얼굴에도

파릇한

봄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