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을 닦으며

by 두번째 사춘기

얼룩진 유리창을 닦는다

밖은 찬란하나 아무렇게나 생긴 자국들이 거슬려

곧 떠날 거지만

더 맑게 보고 싶어서 쓱쓱


얼룩은 닦아도 닦아도

어느새 또 새로 생겨 말짱 도루묵이다

닿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저만큼

이번 생에 깨끗해지기는 글렀다는 생각


얼룩덜룩한 창에도 볕은 차별이 없고

일렁이는 유리창 너머 물결도 그대로


얼룩진채 그냥 두기로 한다

어차피 티 하나 없는 완전한 세계는 볼 수 없을 테니

가까이 보면 얼룩이 보이고 멀리 보면 반짝이는 호수가 보인다

그건 내가 부리는 요술


창을 열고 쏟아지는 빛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