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둘째가 왔다. #10

산후조리는 안드로메다에서

by 파란


첫째 때는 산후조리를 어떻게 했던가

2주에 족히 200만 원은 쓰지만 산후조리원행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게다가 남편은 어디서 듣고 왔는지 마사지를 꼭 받아야 한다며 몇십만 원 하는 산후마사지 풀 패키지도 받는 호사를 누렸다.

그렇게 첫째는 병원에서 5박 6일, 조리원에서 2주를 전문가의 손을 거쳐 손주를 이미 여섯이나 본 친정엄마의 손에 맡겨졌다.

첫째는 뱃속에 있을 때 정밀검사로 이상소견이 있어 미역국이 맛있다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출산했다. 맛있는 미역국을 병원에서부터 산후조리원을 거쳐 친정을 벗어난 50일경까지 질리도록 먹고 나의 신경은 오직 아기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팔자 좋은 산후조리를 받았다.


하지만 둘째는 이 당연한 순서가 불가능하다.

일단 산후조리원은 2주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그래 1주일만이라도 하자 하고 가까운 곳으로 예약을 했지만 하면서 언제까지 취소 가능한지를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난 수술이라 병원에도 오래 있는데 산후조리원까지 있으면 첫째가 괜찮을까... 계약금을 입금하고도 뭐 하나 해결된 게 없이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친정행이 불가능하다.

첫째의 어린이집 등원 때문에 신생아와 함께 머나먼 시골 친정으로 갈 수가 없다. 서울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엄마에게 단 2주라도 와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등원을 포기하고 가기에는 그런 첫째의 하루를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다. 덤으로 신생아도 옆에 끼고


남편은 이번에 좀 쉬어 산후조리원도 2주 하고 마사지도 좀 받고... 하며 아주 속 편한 말을 했지만 둘째라는 존재만으로도 많은 게 달라질 아이에게 둘째의 탄생과 동시에 엄마를 빼앗기는 경험은 최소한으로 해주고 싶었다. 그게 나에게 못할 짓이라도 첫째가 나중엔 기억을 못 할지라도


난 결국 제왕절개 수술 입원일이 5박 6일이 아니라 (첫째 때는 5박 6일이었음) 6박 7일이라는 말에 7일이면 자연분만+산후조리원 1주일과 똑같네 라는 이상한 논리로 예약한 조리원을 취소하고 집으로 향했다.


퇴원 당일, 신생아는 내팽겨두고 첫째 어린이집으로 달려가 하원 하는 아들을 안아주었다. 선생님이 벌써 돌아다녀도 되냐며 놀라셨지만 난 내 맘과 아이맘에 생긴 작은 응어리를 빨리 풀어버리고 싶었다.


그 녀석에서 금방 잊고 사라질 응어리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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