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그 고난-1/2
혼유해 혼유. 그래야 나중에 젖떼기 쉬워.
딸 넷에 막내로 태어난 나는 조카만 여섯.
주변에 출산과 육아경험이 있는 친족만 넷(엄마포함).
조언자이자 간섭쟁이들인 그들이 임신한 나에게 한말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제왕절개로 출산하고 나니 자연분만을 하면 산도를 통해 많은 면역성분을 받는다는데 그것도 못 해줬는데 모유수유라도... 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조리원에서 유축한 모유를 두통씩 가져가는 엄마들을 보며 얼마나 부러웠던지. 친구가 선물한 모유촉진차도 마시고 조리원에서 알려준대로 직수 후에도 열심히 유축 했더니 조리원 퇴소 즈음에는 나도 젖병 두통은 거뜬히 채울 수 있는 엄마가 되었다.
그래도 하루에 마지막 수유는 분유로 하는게 밤에 자주 깨지도 않고 살도 잘 붙는다고 해서 하루에 한번 분유를 줘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첫째는 조리원을 나오고 친정에 도착한 그날 밤부터 녀석은 젖병을 치발기 대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땐 뭐가 문제인 지 몰랐지만 아마도 조리원에서 쓰던 젖병과 다른 젖병을 멋모르고 사용한 탓이리라 뭐든지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초보맘에게 영 시원찮아 보이던 조리원 젖병 말고 친구에게 추천 받아 미리 사 둔 젖병을 모든게 낯선 아이 입에 넣었으니 그걸 물리가 없었다.
그때부터 나의 고난이 시작되었다.
다행이 젖은 물어주던 우리 아가.. 하지만 무는 시간은 고작 1-2분에 불과했고 아이가 먹는 양은 적은데 가슴은 자꾸만 젖이 돌아 돌맹이 같이 딱딱해지기를 반복했다. 가슴도 가슴이지만 얼마 먹지 않는 아이가 너무 걱정이 돼서 애가 탔다.
왜 안 먹을까 아니 왜 못 먹을까
미친듯이 검색한 결과 아마도 사출이 심해서 아이가 많이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곧 아이가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에 비해 너무 많은 양의 젖이 나와 아이가 사레에 걸려 먹는 걸 중단하는 경우였다. 난 한쪽 가슴이 압도적으로 젖양이 많았는데 그쪽만 물면 몇분 물다말고 젖을 빼곤 했다.
난 100일전까지 젖 먹을 시간이 되면 먼저 손으로 사출되는 양이 좀 줄어들때까지 짠 후 아이에게 물려주었다. 그건 새벽에도 마찬가지 였다. 비몽사몽에 화장실로 가서 젖을 한참 짜고 아이에게 물렸다. 그때 우리집 화장실 거울은 온통 모유 투성이였다. 그 생활은 백일즈음 젖 빠는 힘도 생기고 나도 압도적으로 많았던 한쪽 가슴의 묵은 젖을 쫘악 빼는 마사지를 받은 후에야 끝이 났다.
하지만 모유수유의 고난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육아서 대로라면 100일이면 밤수를 떼고 통잠을 자야한다. 150일즈음 난 밤수 중단을 시도 했다. 삼일을 늘 먹던 젖을 주지 않으니 집이 떠나가라 울어되자 결국 남편은 내가 많이 도와줄테니 좀 더 먹이자고 날 달래었다. 분유처럼 빵빵하게 배를 채우고 자는 게 아니니 밤수 끊는 건 육아서처럼 한번에 되는게 아니었다.
그렇게 분유 수유는 종종 시도해가며 (늘 실패했지만) 어느덧 녀석은 5개월이 되었고 이유식을 시작했다. 참 안먹는 녀석. 세 숟가락 들어가고 나면 입을 닫았다. 블로그와 맘카페에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별의 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열 숟가락 먹이기는 날은 너무 기뻐 일기 쓰는 날이 되었다. 그런데 이유식을 안먹는 이유도 다들 젖을 너무 좋아해서라고 하니...
“젖을 떼, 그럼 먹을거야!”
뗄 수 있음 뗐다. 분유는 아무리 굶겨도 30ml를 넘기지 않고 이유식은 한 숟가락 먹이려고 별 짓을 다하고 있는데 여기서 젖까지 안주면 어쩌라고....
그렇게 첫째는 15개월이 되어서 젖량이 확 줄어 물어도 울고 안물어도 우는 지경이 되어서야 젖과 이별했다. 내 걱정과 달리 첫날은 잠에 깨서 30분을 울더니 다음날은 5분 그 다음날은 1분 일주일새 통잠 자는 아기가 되었다.
그 15개월의 대장정을 겪은 나는 둘째만은 분유를 먹여 뽀동뽀동 살찌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