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나의 육아 전쟁기
조용할 날 없는 하루
그래도 요즘 떼쓰는 횟수가 많이 줄어 수월한 하루하루다. 부재중인 남편 덕분에 주말마다 언니 집으로 출동을 하고 있다.
둘째를 너무 이뻐해 주는 언니와 형부가 있고,
우리 첫째가 제일 좋아하는 한 살 많은 사촌 누나가 있다. 누나만 있으면 서너 시간은 거뜬하게 엄마도 찾지 않고 정신없이 논다.
낮잠도 자지 않고
밤늦게까지 신나게 놀던 녀석이 말도 안 되는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약국에서 샀던 냉찜질 주머니를 내가 물을 빼면서 젖었는데 그걸 쥐고 잘 생각이었는데 젖어 있으니 당장 말려 놓으라고 억지를 쓴다.
“안돼, 이제 잘 시간이고 내일이면 마를 거야.
이건 장난감이 아니야. 안된다고 했어!”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도 이미 울음은 터졌고 고집 피우기 시작한다. 드라이기로 말려주면 금방 끝날 일이지만 다들 잘 준비하는 밤에 드라이기를 돌리는 것도 민폐고 이미 안된다고 선언한 마당에 다시 번복하는 것도 훈윤에 좋지 않을 거 같았다.
하지만 이미 졸릴 대로 졸리고 내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엄마가 안된다고 했다.
그렇게 자꾸 울면 이모집에 못 있어 집에 가자”
이제 나도 고집을 피우기 시작한다.
같은 말에도 반응이 없으니 나도 필살기를 쓴다.
그래도 녀석은 눈물을 그칠 생각도 소리를 낮출 생각도 없자, 나도 억지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럼 이거 버리자!
네가 이런 걸로 억지 부리면 이건 필요 없어!”
냉찜질 주머니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리자, 녀석은 갑자기 쓰던 악을 멈추고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하며 또 울기 시작한다.
이 억지의 싸움에서 내가 이겼다.
하지만 이게 맞는 걸까?
억지로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맞긴 한 걸까?
아이에게 기싸움에서 지면 안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녀석에게 듣고 싶은 말은 ‘잘못했어요’가 아니라
‘알았어요’인데.. 내 훈육의 강도 조절은 또 실패했다.
올바른 육아란 뭘까?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너도 나도 상처 받지 않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올바른 육아가 존재하기는 할까?
오늘도 반성하고 오늘도 고민하고 또 오늘도 후회한다.
너에겐 잘못했다는 말보다
알았어요. 엄마 말 이해했어요.
라는 대답은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협박이 아니라 훈육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