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나의 육아 전쟁기
주말이 왔다.
남편 없는 주말
첫 주와 둘째 주는 언니네로 가서 신세 좀 지고
이번 주는 좀 쉬자는 생각으로 집콕 예정이었는데
녀석들이 내 맘 같지가 않다
아침 7시부터 날 깨우는 첫째
“엄마 일어나, 나가자”
“엄마 새벽에 동생이 깨서 징징거려서 엄마 졸려
조금만 더 잘게 가서 책 하나만 봐”
조금 뒤 다시
“엄마 일어나, 나 책 다 봤어”
같은 대화를 두세 번 반복하고 난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아, 피곤해’
조금 뒤 새벽에 깨서 치즈도 먹고 놀고 잠든 둘째가
첫째와 내가 부스럭대는 소리에 일어났다.
주말도 이른 아침부터 하루가 시작이군.
이른 육퇴는 이른 출근으로 돌아온다.
늘 원하는 대로 되면 내 인생이 아니지.
집도 치우고 둘이 사이좋게 놀면 좋으련만
다섯 살짜리가 갓 돌 지난 동생과 놀아주길 바라는 건 순전히 나만의 욕심일 뿐
첫째는 심심하니 이것도 던지고 저것도 던지고
동생도 밀치고
종일 나에게 혼날 일만 만들고 있다.
“그만해, 그만하라고 했어! 장난감 던지는 거 아니야! 동생 그렇게 밀면 어떡해!!”
그때 구세주처럼 온 첫째 친구 엄마의 연락
“두다 어머니, 뭐하세요?”
이사로 서울을 벗어났지만 예전 어린이집 친구 엄마의 연락에 곧바로 짐을 챙겨 애들을 차에 태웠다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지만 집에서 심심해서 투덜대는 첫째를 상대하느니 몸이 좀 고생하는 게 낫지 싶었다.
친구 아파트의 놀이터 도착
첫째는 친구랑 논다고 엄마고 뭐고 정신없으니
난 한참 바깥놀이에 빠져 있는 둘째 뒤만 졸졸 따라다니면 된다.
혼자 둘을 놀이터에 데리고 가면
나의 직장 근처 어린이집에 다니는 두다는 친구 없어 나에게 둘 다 놀아달라고 칭얼대니
놀이터가 있어도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렇게 놀이터 원정을 뛰고 나면
돌아오는 차에서 아들은 뻗어 잠들고
난 혼자 이사를 와야 하나
시세는 어떠려나..
답 없는 고민을 하곤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친구와 놀이터인데
나에게 필요한 건 돈이로구나!
현실적인 엄마는 오늘도 참
피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