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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호리 Jan 09. 2019

퇴근길 전철일기 - 갬성BGM

2019년 1월 9일 저녁, 아 춥다

오늘은 저녁에 일정이 있어서 글이 좀 늦었다.

럭키하게 전철에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쓸 수 있다.


서서 글을 쓰다보면 옆사람의 시선이 괜히 신경쓰인다. 내가 키가 작다보니 옆사람이 의도적으로 내가 쓰는 글을 보려하지 않더라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감상이나 사색이 어린글은 완성이 된 후에야 모습이 그럴듯 해보일지 몰라도, 그 과정을 지켜보면 뭔가 손발이 오그라들것 같다. 어떤 은유나 예술적 “갬성” 것을 담을 때는 더욱 그러할 듯 하다. 낯간지럽다.


“ㅋ.. 옘~뱅” 하고 있진 않을까..


마음 한켠에서는 그런 시선을 이겨내려는 자아가 용기를 내본다. ‘어차피 다시 볼 사람도 아닌데 뭐.’


나는 글을 쓸때 주로 Joe hisaishi의 음악을 듣는다. 내 글의 배경이자, 감성이다. 영화에서 음악이 감정의 선을 잡아주듯 나는 하사이시 음악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쓴다. 그 중에서도 “summer”라는 곡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2002년 부터 운영했던 내 블로그의 BGM이기도 했다.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의 OST이기도 했던..


‘기쿠지로의 여름’과 같은 정서가 참 좋다. ‘와비사비(わびさび)한 느낌. 내 글들도 그런 느낌이 반영되면 좋겠다. summer를 들으면서 쓰다보면 그 음악에 잘 어울리는 글이 된다. 반대로 그 음악을 들으며 글을 읽으면 더 몰입이 된다.


#


역시 막글이다. 말을 하다가 끊기면 대충 다른 소재로 넘어가면 된다. 일기니까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오늘 책을 하나 샀다. ‘방구석 미술관’



팟캐스트로 히트를 친 작가가 책으로 만들어 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에 “방구석”이라는 저렴한 용어를 붙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낮췄다.


회사에 직원 한분이 퇴사를 하면서, 미디어 아트 전시 사업이 나에게 이관됐다. 그분은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라, 일도 아니었을텐데 나같은 ‘미맹’에겐 넘나 어려운 일이다. 당장 미술을 알아야 한다.


‘클림트 당신은 누구냐’


고민하던 중에 “방구석 미술관”이라니.. 웬지 이거면 대충 아는척은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저자가 말머리에서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역사”로 시작하거나 ‘미학’ 학문으로 접근하다보니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술은 결코 그런것이 아니고 단지 느끼는 것. ‘반 고흐’가 미술사를 잘 알았겠냐, 미학을 탐구했겠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니겠지.. 하지만 이거 웬지 함정일듯.. 한 열페이지 넘어가면 어려울 거자나 ㅠㅠ 오늘은 일단 머리말까지만 읽었다. 내일 본격적으로 페이지를 열어보고 말씀 드리겠다. 이 사람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아 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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