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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호리 Jan 10. 2019

출근길 전철일기 - 자리전쟁

2019년 1월 10일, 작심삼일째 춥다

오늘이 이제 마의 ’작심 3일’째다.

오늘을 잘 넘기고 실천하면

이제 전철 글쓰기는 패턴이 되고 루틴이 된다.


잠시 흔들릴뻔 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어렵고도 어렵구나.


. 어 잠만요


“아쒸. 깜딱이야”


앞에 아저씨가 내리려는줄 알고 ‘오예!’하는데

바닥에 뒀던 가방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아 짱나짱나.


요즘 지하철에서 요상한 경우를 많이 당한다.


헌법에 나와있진 않지만

지하철에서 암묵적인 룰은

빈자리가 생기면 그 앞에 서있던 사람이 앉는것 아닌가? (노약자와 임산부가 주변에 있다면 예외로 한다) 이것은 줄을 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자기 옆자리가 비었다고 줄을 이탈해서 먼저 싸지 않는다. 만국의 룰이자 우주의 룰이다. 그래서  전철을 타는 순간부터 통밥을 굴리며 어떤이가 가장 먼저 내릴까 점쳐보는 것이다.


핸드폰을 안보고 음악도 안듣고 있는 사람,

가방 손잡이에 손을 끼우고 있는 사람,

눈을 넘나 말똥말똥 하게 뜨고 있는 사람,

현재 역이 어디인지 두리번거리며 확인하는 사람,

좌석 옆 기둥을 잡고 있는 사람,

교복을 입은 아이들,

장갑을 끼고 있는 사람,


그리고 DMC와 공덕으로 가는 노선의 특성상,

연세가 있는 분들은 3호선으로 갈아탈

여지가 많으므로 가급적 어르신들 앞에 선다.


피해야할 사람은 군복 입은 아이들,

매우 곤히 자는 사람,

책을 펴놓고 공부를 하는 사람,

큰 캐리어를 들고 있는 사람,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 등이다.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물론 틀릴때가 많다.

여튼 나름의 근거와 독심술로

내가 설자리를 찾아서 나의 턴을 기다리는데,


가장 황당한 순간은

내 앞자리 사람이 일어났는데,

옆사람이 그자리로 옮기고

어부지리로 방금 탄 내 옆사람이

그 앞으로 앉는 것이다.


”아.. 넘나 황당”



최근 이런 경우를 세번이나 당했다.

그것도 어린것이 눈을 감고 새침한 표정으로 그럴때가 가장 화딱지가 난다.


“니가 뭔데 빈자리의 주인을 정하는건데!”


아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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