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이용한 ‘꾸준히’ 비즈니스
지난주 화요일에 출근길 글쓰기를 처음 시작해서
아침저녁으로 총 7건의 글을 작성했다.
다행히 마의 작심삼일은 가뿐히 넘겼고,
새로운 한주의 시작을
다시 글쓰기로 시작하게 되었다.
“매우 의지적인 나를 칭찬해”
님들도 다들 아시고 경험하다시피
뭔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나와 너만의 의지박약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가 공감하는 인간 본성의 문제다.
순자가 말했지 않는가.(전거시기 순자 말고..)
인간은 본디 악하다고.. 이른바 ‘성악설’
나는 이 악함의 근원은 ‘게으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욕심은 게으름에서 비롯된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남의 것을 탐한다.
자기가 못나고 잘못한 일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그 욕심이 무질서와 폭력과 살인을 부른다.
인간은 게으름을 이기기 힘들다.
이러한 인간의 성질을 이용한 비즈니스가 많다.
게으름이라는 거대한 '넘사벽'을 이용해
우리의 의지를 비웃는 것이다.
피트니스, 다이어트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많은 이들이 연초나 월초
또는 새로운 작심의 시작으로 “운동”을 택한다.
게으름으로 인해 나약해지고
투머치 푸드로 비대해진 몸을 새롭게 하기 위해..
아니 어쩌면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가 맞다.
원래 그렇게 뚱뚱하고 나약하지 않았기 때문이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원래대로 돌아가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작심’을 한다.
그 ‘작심’을 이용해 피트니스는 장사를 한다.
한 달에 겨우 6만 원.. ‘대박’.. 3달에는 10만 원.. 헐
운동복과 타월과 사우나까지 제공하는데.
하루 겨우 1~2천 원 밖에 안 드는 셈이다.
작심하기가 너무 좋다.
덜컥 끊는다. 당장 며칠을 나간다.
당연 며칠만 나간다. 덜렁 끊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좋은 충동이었지만,
나쁜 선동에 당했다.
“어차피 쟤들 끊어놓고 2-3번쯤 나올거야”
그들은 알고 있다. 확신을 하고 있다.
하루에 천원이 아니고, 하루에 3만 원이다.
그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영어공부도 마찬가지.
“야 너두 할 수 있어!”
하지만, 거기에는 엄청난 전제가 있다.
“매일 꾸준히 30분만 투자해봐”
30분을 빼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냥 죽이는 시간이 300분도 더 되는데
30분이 일이랴, 난관은 ‘꾸준히’다.
그 좋다는 영지버섯도 차가버섯도
삼배양근도 약도라지도 인삼도 홍삼도 탈모약도..
모두 꾸준히 복용해야만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해야하고
신앙을 위해 기도도 꾸준히 해야하고
사업을 위해 영업도 꾸준히 해야하고
효도를 위해 안부도 꾸준히 해야하고
인기를 위해 별짓도 꾸준히 해야하고
사랑을 위해 표현도 꾸준히 해야한다
뭐든
뭐든
뭐든 꾸준히 해야 한다.
뭐든 꾸준히 안 해서 안 되는 것이다.
사실 그 ‘꾸준히’를 할 수 있었다면
뭐든 그렇게 나빠지지도 않았을 터..
그래서 요즘 우리의 게으름을 찬양하고
위로하는 책들과 문장이 마구 쏟아진다.
‘게을러도 괜찮아’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우리가 뭐 우주를 만들것도 아니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좋은 사람이길 포기하면 편안해진다’
사실 위에서 거론한 책들은
모두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책이다.
아내는 이 책들을 보고 공감하면서도,
“누가누가 더 무기력한 지 내기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게으름 찬양이 대유행이다.
게으름은 느림이 아니다
그런데,
안시켜도 기가 막히게
꾸준히 잘 하는게 있다.
“맥주”
이말 한마디에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된다.
“됐고 맥주나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