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by 정진우

세상이 빠르다. 빠른 변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젊은이들이고, 뒤처지면 늙은이 취급을 받는다.

나도 이젠 젊은 축에 끼기보다는 나이든 쪽에 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중년을 살아가는 지금 무조건 젊어지는 것엔 그리 관심이 없다. 젊음이 부럽기는 하지만, 그것을 추종하지는 않는다.

컴퓨터 좀 하던 젊은 시절이 지나고 이제는 켜고 끄는 것도 귀찮아 컴퓨터를 만지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유행에 느리게 반응하는 모습에 익숙해지고 있다.

예전엔 얼리어답터가 아니면 뭔가 이상하고 남들보다 앞서야만 할 것 같아 안절부절이었다. 선도자로써 멋져보이고 싶은 모습의 삶을 살았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쥐뿔(?)도 없으면서 소비로 내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머리를 채우기보다 물건을 사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고 살았다.

요즘 들어 '빠른 것이 과연 다 좋은 것이고, 옳은 것인가?' 질문하는 삶을 살고 있다. 짧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바다.

'과연 빠른 판단이 무조건 옳기만 하는 것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살아 온 인생의 경험으로 생각할 때 빠른게 좋은 것보다는 안 좋은 것이 더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얼리어답터를 과시하며 살았던 삶을 돌이켜 봐도 그렇다. 처음에 사는 것은 정말 비싸다. 좋은 소비의 덕목이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것은 아니겠지만, 처음 출시된 제품을 사는 것엔 그만큼의 비용이 든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 조금의 기다림이 어려워 제일 비싼 제품을 빨리 사겠다고 조바심을 낸 기억이 많다. 이젠 그렇지 않는다. 느리더라도 별로 달라진 삶은 없다는 것을 배워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관계도 그렇다. 새로운 친구를 빨리 사귀는 것도 반대로 관계가 틀어진 사람과 빠르게 정리하는 것도 같다고 생각한다. 빠른 결정이 그리 지혜롭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여지를 둘 수 있는 여백을 가지는 시간을 확보했으면 좋겠다.

오해일수도 있고, 작은 일이 커질 수도 있다. 내가 실수할수도 있으니 묵상의 시간을 가져보면서 빠른 결정을 하기보다는 지켜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빠른 게 좋다는 것은 화해나 회개일 뿐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잘못한 부분에 대한 빠른 사과는 관계를 지속하는 힘이 될 수 있다. 내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는 것엔 후유증이 심하지 않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으로 큰 사람이다.

회개도 그렇다. 하나님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것도 빠른 것이 좋다. 질질 끍어봤자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혜로운 행동이라 생각한다.

이렇듯 빠른 것은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빨라서 좋은 것은 화해나 위로, 회개나 용서가 될 것 같다.

고민하는 것은 빠르게 하고, 결정은 심사숙고해서 하는 삶을 살다보면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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