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류
기타를 청년 시절에 배웠다.
지금도 코드 주법 외에 손가락을 사용하는 핑거법으로 치는 것은 힘들어하는 정도다. 그냥 고만한 정도의 실력이다. 쉬운 코드로 몇 개의 곡을 이어갈 수 있는 정도의 아주 기초적인 수준.
청년 때 기타를 가르쳐준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어느 정도 치면 자기만의 주법을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 땐 열심히 하라는 다른 말로 이해했다.
기타를 치는 주법 중에 칼립소 기타 주법이 있다. 아주 초보들이 시작할 때 '딩가딩가' 하는 쉬운 기타 주법이다. 하루만 연습하면 누구나 익힐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아니 한 시간도 안 걸린다.
그 주법을 배운 이후로 간단한 찬양은 거의 다 쳤다. 노래는 못하는데, 기타 반주하면서 노래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노래 수준과 기타 실력은 논외로 한다.
시간이 흘러 아직도 기타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그 때 말했던 선배의 이야기를 이제는 조금 이해한다. 자신만의 기타 주법을 발견할 것이라는 말을 이해했다.
내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 금요철야예배에 드럼 대신 기타를 친다.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방법으로 기타를 다루고 있다. 잘하는 정도는 아니지만,나만 혼자 발견한 방법이 있다. 자꾸 해보니 이제 그 선배의 말을 이해했다.
드럼도 그렇다. 어느 정도 치면 자신만의 방법이 생긴다. 드럼도 수업을 들은 기간으로 따지면 3년 정도 배웠다. 열심히 하지 않고 수박 겉핥기로 배워서인지 기본기만 할 줄 알고나서부터는 제 멋대로 쳤다.
그런데 자주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샌가 내 방식이 발견되었다. 나만 칠 수 있는 드럼 반주법을 생각해냈다. 이론에 맞지도 않고 조금은 엉성하지만,흥을 돋우는데는 제격이다. 다른 말로 필인(애드립)이라고 한다. 우리 교회에서 나의 별명은 파워드러머다. ^^
이렇게 악기를 통해 배웠다. 자신만의 방식을 발견하라는 말을 말이다. 바둑의 최고수인 조훈현 9단의 이야기도 생각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방법을 발견하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류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정도 고수의 반열까지는 배우고 익히며 따라갈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주와 이번 주에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승자의경영
#자네일은재미있나
이렇게 두 권이다.
두 개 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
공통점은 성공을 배워서는 절대로 똑같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그렇게 성공했다 한들 똑같은 조건과 시간과 운이 아니고서는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확률은 0.0001% 정도 밖에 안된다는 그런 말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빌 게이츠가 패드를 먼저 만들어 소개했지만, 성공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했다. 다 때와 방법이 있는 것이다.
차이점은 이렇다.
#승자의경영 에서는 실패를 통해 지뢰를 제거하고 나아가다보면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실패를 공부하고 연구해서 피해가야 한다는 말이다.
#자네일은재미있나 에서는 자주 실패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자주 넘어진 사람이 잘 걸을 수 있고, 잘 달릴 수 있다는 그 말이다. 10번 중에 1번 성공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실험을 통해 좌절도 하고 실패도 맛봐야 한다. 그러나 좌절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큰 맥락에서는 같은 말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창의력은 배워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성공하는 길은 배워서 훈련되어서 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길을 만들고 그러다보면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나아지겠다는 다짐으로 하루하루 발전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을 통해 실패를 쌓아가겠다는 그 의지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나만이 1호가 될 수 있는 길, 내가 최초가 될 수 있는 그 길을 만들어 앞서가야 한다.
내 것을 찾아 먼저 선점하고 기다리고 있다면 사람들은 나를 찾아올 것이다. 나의 특이한 아이디어를 반기며 열광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그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내 것이고, 그것이 나를 증명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