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3일 일요일
아내가 새로운 낱말카드를 장만했다.
낱말카드의 개봉과 동시에 다섯 살 딸과 서른일곱 아빠의 ‘낱말 맞추기’ 게임이 시작되었다. 문제 출제자는 엄마. 멀리 떨어져서 앉은 엄마가 차례차례 카드를 보여주면 먼저 손을 들고 맞추는 방식으로 대결을 진행했다.
엄마가 카드를 보여주자마자 큰 목소리로 “강아지!”를 외친 히로. 새로운 카드가 나올수록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순식간에 100여 장의 카드에서 90장을 맞추며 다섯 살 누나의 멋진 실력을 뽐내었다. 히로가 잠시 주춤할 때 겨우 맞춘 아빠에겐 10장의 카드만이 손에 쥐어졌다.
아직 한글을 읽진 못하지만, 점점 어휘력이 풍부해져 가고 있는 히로.
오늘 저녁에도 밥을 먹다가 갑자기
“아빠, 해가 뉘엿뉘엿 지네.”
화장실에 갔다 와서는
“엄마, 내가 헐레벌떡 뛰어왔어.”
역시 다섯 살 어휘력은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