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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Dec 11. 2019

[인권] 침묵하지 않는 사람들

감시, 조종, 거짓에 맞서 싸운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영웅들​

예상하지 못한, 아니 어쩌면 어느 정도는 예상한 내용이긴 했다. '디지털 시대의 선한 사마리아인'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알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해시태그에 관심이 갔다. SNS의 해시태그와 좋아요는 어쩌면 타인과 최소한의 관계를 시도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20년을 비장애로 30년을 장애로 살다 보니 어쩔 땐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경계인이라 생각할 만큼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인권은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에겐 중요한 화두일 수 박에 없다.


내용이 시작하고 하나의 주제가 끝날 때까지 저자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고작 몇 페이지를 읽는 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뉴욕인데, 우리가 느끼는 뉴욕은 활기차고 늘 새롭고 언제나 아름다운 예술이 넘쳐나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렇게 걷는 것조차 위험한 일이라면 뉴욕은 더 이상 뉴욕이 아니며 도시의 기능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타인의 죽음을 간과할 때 우리의 품격은 손상된다. 타인의 고통을 외연하는 일은 자신의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과 같다. (p25)"라는 저자의 말에 비로소 참고 있던 숨이 트였다.

"자유는 무언가에 맞서 기꺼이 행동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p33


보통의 사람과 다르다는 이유로 함부로 감금하고 노예처럼 부리는 일에 동네 사람 모두가 눈과 귀를 닫아 버리는 일처럼 누군가 소외되고 배제되고 차별과 학대를 당하는 일에 침묵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따끔한 채찍질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핸드폰에 매몰되는 일도 마뜩잖아하고 SNS도 그다지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가 온라인에서 인권 지킴이로서 발휘되는 현장은 저자 덕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됐다. 그럼에도 요즘 들어 운전하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운전자들 때문에 운전할 때 긴장감이 치솟는 일이 다반사다. 급출발에 급정거 앞차가 멀찌감치 떨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핸드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애먼 잡스 형을 욕한다.

국가의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는 개인의 영상 하나가 빛을 밝힐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결국 연대는 '좋아요'가 만든다. 4장의 사진을 조합해 은밀하게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호텔을 찾아낸다거나, 재난 현장에서 매몰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일, 또 그런 위기위 사람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일에 국가나 유엔이 아닌 개인들이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 놀랍고 벅차고 한편으로는 SNS는 무조건 위해 하다고 생각한 것이 부끄럽기도 하다.


모기장이 없어 죽고 배고파 죽고 자신의 권리를 외치다 죽고 인종 간 갈등으로 죽고 고작 운전했다고 구속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국가와 유엔의 모른 체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바로잡는 일은 국가와 유엔이 아니라 개인이라는 점 또한 반성해야 하는 일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울림이 있던 문장은 다름 아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혐오와 차별이 당신을 향했을 때 당신을 변호해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였다. 우린 사실 누구나 살면서 잠시 건 그보다 좀 더 긴 시간이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차별을 당했을 때가 있다. 그래서 더 심각하게 해시 태그의 중요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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