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찬란함에 불타오르더라도..
영화 <아이 엠 러브>는 '루가 구아다니노'의 여름 3부작 중 하나입니다. 최근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흥행으로 재개봉하게 되었죠. 여름 하면 떠오르는 끈적거리고, 흥분되는 초감각적인 영화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틸다 스윈트'의 리즈시절이 담겼으며, 남성 취향 확고한 '루카 구아다니노'감독의 페르소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었던 영화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탈리아 상류층의 분위기와 위선, 그 답답한 코르셋과 힐을 벗어던지고 오직 사랑만을 갈구한 한 여성의 심경 변화가 섬세한 연출로 빛납니다.
열정이 과하면 판단이 흐려지게 마련.
영화는 러시아인이지만 철저한 이탈리아 상류층으로 살아온, 남편으로부터 '엠마(틸다 스윈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의 일상을 초근접합니다. 눈 덮인 이탈리아의 고택과 조각상, 분주하게 연회 준비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 영롱하고 우아한 안방마님 엠마는 어딘가 불안해 보입니다.
영화는 러시아인이지만 철저한 이탈리아 상류층으로 살아온, 남편으로부터 '엠마(틸다 스윈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여성의 일상을 초근접합니다. 눈 덮인 이탈리아의 고택과 조각상, 분주하게 연회 준비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 영롱하고 우아한 안방마님 엠마는 어딘가 불안해 보입니다.
누가 봐도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보입니다. 아들 둘 딸 하나, 다들 못하는 것 없는 엘리트 자제들이며 눈앞의 꽃길을 걷기만 하는 되는 아이들이죠.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로열패밀리도 미처 알아 채지 못한 균열은 딸 '베타(알바 로르와처)'로부터 시작됩니다.
엠마는 아들 친구가 연회에 찾아오며 안면을 트게 되는데요. 그의 새우 요리를 맛본 후 억눌렸던 욕망이 터지게 됩니다. 흔히 오감 중 맛에 대한 본능은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들하죠. 닫혀있던 미각이 흥분과 열리면서 엠마의 삶은 강렬한 색감을 찾아가지만 우하 수프로 위기를 맞이합니다.
결혼은 로또 같은 거야, 운이 좋아야 하지.
비주얼과 소리의 향연으로 충만한 120분입니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이탈리아 장인처럼 영화 자체도 시각적, 청각적 욕망이 정점으로 끌어 오릅니다.
적재적소에 쓰인 불안, 환희, 슬픔, 욕정의 음악은 '존 애덤스'가 있어 가능했고요. 구둣발 하나까지도 감정이 담긴 듯한 소리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데요. 시각 장인과 음악 장인이 만난 케미스트리는 연출자 특유의 스타일이 가미돼, 사랑을 찬양하는 농밀함으로 발현됩니다.
영화는 엠마의 선택을 왈가왈부하지 않습니다. 불륜을 미화한다기보다는 어느 것도 치환되지 못하는 '사랑'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담은 원초적 본능입니다. 마치 마지막 장면을 위해 영화가 존재하기라도 한 듯합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엔딩. 그 끝을 향해 타들어가는 폭탄 같아 불안한 감정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별점: ★★★★☆
한 줄 평: 때론, 감정이 시키는 욕망을 따라야 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