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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Jul 21. 2023

<업그레이드> 전신마비 환자가 된 남자의 충격적 비밀

집에서 볼만한 킬링타임용 넷플릭스 추천 영화

2018년 부천국제영화제의 최고 인기 영화였던 <업그레이드>는 개봉까지 이어지며 장르영화의 상업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 받았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릴리즈되며 '오늘의 영화 순위 8회'로 진입하는 쾌거를 보였다.     


<업그레이드>는 영화적 상상력을 저예산으로 최대한 뽑아내는 가성비 액션,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어느 호러 영화보다도 무섭게 전대된다. 호러 명가 '블룸 하우스'의 첫 SF 액션 영화이면서도 앞으로의 가능성을 입증한 영리한 영화다.     

'제임스 완'과 '리 워넬'

감독이자 각본가, 배우기도 한 '리 워넬'은 일찍이 <쏘우>의 원안, 각본, 주연까지 맡으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쇠줄에 발목이 묶여 있던 '아담'이 바로 '리 워넬'이다. 계속 각본가로 참여하다가 <인시디어스>에서 또 한 번 주연을 맡았다. <인시디어스: 빨간문>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가 감독이나 배우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원안자로 등록되어 있다. 최근까지 <인비저블맨>의 기획, 각본, 연출까지 겸했다.     


영화 <업그레이드> 또한 기획, 각본, 연출을 한 번에 맡았으며 천재 감독임을 증명했다.음모의 음모의 음모,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선사하는 신박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전신마비 환자가 된 부자의 충격적 비밀     

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 환자가 된 '그레이(로건 마샬 그린)'은 엄청난 부와 명성을 가진 '에론 킨(해리슨 길벗슨)'의 제안을 수락한다. 스템이란 최첨단 두뇌 시스템을 척추에 연결, 다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이다.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걸었다.     


제안을 수락한 그레이는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 고군분투하게 된다. 1, 4kg밖에 나가지 않지만 우리 몸의 컨트롤타워인 뇌를 잠식한 스템은 그 어떤 공포보다 무서운 설정이다. 어쩌면 다른 SF 영화에서 보여준,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가 생각나는 80년대 설정이지만 시대에 맞에 AI형으로 변화시켰다. 그야말로 기계의 힘을 빌려 업그레이드된 초인간, 호모 데우스라 할만하다.     

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이제 그레이에게만 들리는 스템의 목소리에 따라 범인을 추적하고, 제거하며, 경찰도 따돌린다.  기계가 달린 육체는 인간과 닮을수록 특정 불쾌감이 찾아오는 언캐니 밸리가 느껴지기도 한다.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는 스템의 능력치에 그레이의 정신이 따라가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고, 둘은 충돌하게 된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를 막연한 두려움을 소재로 하고있다. 자율주행차 에러로 인한 사고, 드론 촬영으로 예방하는 범죄, 인공지능에게 빼앗기는 일자리, 기계에 잠식당하는 삶,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도피처 VR, 아날로그의 향수 등 근미래로 설정해 몰입도와 사실성을 높였다. 2018년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고 지금은 어느정도 실현된 미래라 더욱 섬뜩함이 배가 된다.     


혹시 미래에 스템 같은 기술이 식물인간, 사지마비 환자, 살인 병기 군인, 킬러 등에게 적용되는 건 아닐까, 아니 이미 부호들은 쉬쉬하며 정부의 허락 없이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닐지 관람 후 내내 고민하게 되더라.     


영화 속 상상..  현실화된 공포     

영화 <업그레이드> 스틸컷

영화 <업그레이드>는 사지마비 환자가 기계의 도움을 받아 육체의 업그레이드가 된다는 설정에 기대고 있지만. 그것 이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던지는 화두가 상당하다.     


몇 날 며칠이고 도박이나 마약에 빠진 것 마냥 가상현실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데 짠한공포심이 들었다. 그레이가 해커에게 저 사람들은 뭐 하는 거냐고 묻자 'VR 세상이  현실보다 덜 아프니까'라고 답하는 장면은 영화의 메시지를 담은 미래의 묵시록이라 할만하다.     


이에 대한 철학적이고 깊은 성찰은 '유발 하라리' 교수가 쓴 책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으니 읽어보면 좋겠다. 15세 이상 관람가가 무색할 만큼 잔인한 유혈낭자묘사와 폭력장면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 집에서 보기 좋은 킬링타임용 OTT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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