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장cine 수다

<하트맨> 첫사랑을 만난 화려한 돌싱의 말 못할 비밀

by 장혜령

영화 <하트맨>은 권상우를 페르소나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최원섭 감독의 신작이다. <히트맨>, <히트맨 2>까지 연이은 흥행 성적으로 권상우라는 코믹 장르는 구축한 영화다. 촬영 시기로는 <히트맨>, <하트맨>, <히트맨 2>다. <우리들은 자란다>(가제)에서 마치 <히트맨>세계관을 공유하는 뉘앙스의 <하트맨>이 되었다. 권상우의 유행어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떠올리는 신의 한 수다.


2015년 만들어진 아리엘 위노그래드 감독의 아르헨티나 영화 <노키즈>를 원작으로 한국적 정서와 OST를 더했다. 5년 전인 2021년 촬영을 마쳤지만 시기를 타지 않는 소재와 로맨틱 코미디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다 아는 맛이라서 지겹기보다 오히려 정감 가고 주변에 소개해 주고 싶은 영화다. 2026년 힘찬 말의 해를 맞아 삶의 활력을 충전 받기에 충분하다.


밝힐 수 없어 치명적인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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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부터 유쾌하다. 락 스피릿으로 청중을 쓰러트려 앰뷸런스에 실려 가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지은 록 밴드 명칭 ‘앰뷸런스’. 대학 시절 첫눈에 반한 보나(문채원)를 초대한 공연에서 본인이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난감한 일을 겪는다. 승민은 보나와의 핑크빛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보나를 잊고 아이 아빠가 되었다.


10년 후, 악기점을 운영하는 소영(김서헌)의 아빠로 삶을 꾸리던 그의 앞에 불쑥 보나가 찾아온다. 다시 한번 뜨겁게 하트맨의 심장은 불타오르지만 승민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의 존재를 숨겨야만 하는 처지가 된다.


위기에 처한 아빠를 구한 건 아홉 살 소영이다. 아이 눈치가 어른보다 낫다. 보나에게 진실을 털어놓지 못해 갈팡질팡하던 아빠를 보고 ‘오빠’라고 부르는 효녀다. 즉흥적인 삼자대면에서 다행히 들키지 않고 위기를 모면했지만 문제는 진실을 언제 이야기할 거냐는 타이밍이다. 깊어지는 사랑의 크기처럼 마음의 짐도 무거워진다.


감성으로 웃기는 생활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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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맨>은 작년 이맘때 개봉한 <히트맨 2> 이후 1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알린 권상우의 어깨가 무거운 영화다. 코로나 여파로 극장이 봉쇄된 시점에 히트맨 시리즈로 흥행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히트맨>, <히트맨 2>를 이어 세 번째 흥행까지 이룰지 기대된다.


단연 권상우의 활력이 살아 숨 쉰다. 그가 “<히트맨> 보다 더 재미있다”며 자신 있게 말한 영화답다. 권상우의 성실한 면모와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이미지가 영화 속에 이식되어 있다.


권상우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말죽거리 잔혹사>(2004)로 흥행 보증 수표를 써 내려간 배우다. 20대 시절 그는 액션 및 멜로 스타였지만 최근에는 친근하고 웃긴 이미지로 각인되었다. <히트맨> 시리즈가 대표작이 되면서 새로운 코미디 강자로 떠올랐다. <히트맨 2>의 무대 인사에서 보여준 간절함은 쇼츠로 활용되어 젊은 층의 지지까지 이끌어 냈다는 후문이다. 이제 대중은 그의 공약을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다.


거기에 박지환, 표지훈이 합류한 웃음 조합은 밝은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개그 타율도 적당한 분량이다. 특히 극 중 권상우의 딸로 출연한 김서헌이 펼치는 즉흥적인 표정과 말투로 인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어른들의 리액션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아이 아빠인 권상우와 부녀 호흡도 탁월하다. 과장된 웃음을 들이미는 억지 설정보다 디테일한 생활 연기를 통해 편안한 마음으로 러닝타임을 즐길 수 있는 무해한 코미디다.


마지막으로 이미지 변신을 꿈꾸는 문채원이 로맨스 장르를 책임진다. 그가 맡은 보나는 자유분방한 사진작가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김없이 말과 행동으로 드러낸다. 플러팅과 스킨쉽도 직진인 테토녀 그 자체다. 평소 단아하고 강직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 온 문채원의 터닝포인트가 될 영화다.


1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의 아이콘을 노리면서도 정극과 사극으로 굳혀진 이미지 갱신을 노리는 첫 코미디 도전작이다. ‘코미디는 어렵다’는 말과 달리 권상우와 호흡이 물 흐르듯 이어진다. 코미디가 중심을 이루지만 보나와의 로맨스로 감정은 문채원이 단단히 책임진다.



[인터뷰] 보나 역의 문채원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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