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령 Feb 15. 2019

<리지> 미국을 뒤흔든 충격 실화

무서운 상속녀의 욕망

© 리지, 크레이그 맥닐, Lizzie, 2018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에 세비니'의 치명적인 매력이 압도적인 영화 <리지>는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상류층 상속녀의 실화를 모티브로 합니다. 1892년 32세 여성이 의붓어머니와 친 아버지를 도끼로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정황만 있을 뿐 증거가 없어 무죄로 석방된 실제 사건이죠. 이 충격적인 사건은 그녀가 가진 지위, 가문의 명망 덕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영화 <리지>


'리지 보든 사건'으로 유명한 스토리는 100년 동안 뮤지컬, 연극, 소설, 영화, 음악,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재해석되며 욕망을 대변하는 이야기의 원천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2017년 <리지 보든 연대기>란 제목으로 넷플릭스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했죠.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에 세비니의 고전적인 매력


대부호의 딸 '리지(클로에 세비니)'는 아버지의 유산을 노리는 새엄마와 삼촌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실 리지는 혼기를 훌쩍 넘었지만 결혼하지 않고 있어 아버지의 걱정과 부담을 한껏 받고 있죠. 어느 날 빛 한 줌도 허락하지 않는 갑갑한 집안에 하녀 '브리짓(크리스틴 스튜어트)'이 들어오고, 리지와 브리짓은 신분을 넘어 친구가 됩니다.


영화 <리지>


영화는 엄격한 아버지의 구속에 벗어나고 싶은 리지와 지긋지긋한 가난과 신분의 자유를 찾고 싶은 하녀 브리짓은 닮았습니다. 공통의 결핍과 상반된 매력에 빠져 사랑을 키우는 전제 조건이 되죠. 이는 훗날 리지가 유산상속에 분노를 품고 패륜을 저지를 수 있는 동력을 시험하는 발판이며, 금기에 도전하는 터부를 상징합니다.


'리지 보든 사건'은 꾸준히 재해석 되는 스토리텔링 원형이다



즉, 지금까지도 19세기에 등장한 도끼 살인마에게 유독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사회활동의 도전과 성 역할 전복, 패륜, 욕망 충족을 대신 실현해준 사람이라는 점이 아닐까요? 아직도 '리지 보든'이 범인이라는 증거나, 혹은 범인이더라도 살해 충분 요인이 무엇인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00년 도 더 넘은 사건이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이유겠지요.


<리지>는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세련된 미장센, 100년 전 미국의 복식과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두 배우의 탄탄한 연기와 서서히 조여드는 서스펜스가 후반부의 리지 보든 사건의 클라이막스를 향한 우아한 밑밥입니다.


영화는 '여성'과 '금기'가 주된 화두다


그 긴장감은 자연광을 이용해 어두컴컴한 화면과 그 속에서 또렷하게 들리는 구둣발 소리 때문에 배가 됩니다.  21세기 영화로 제작된 <리지>는 페미니즘, 동성애, 미투의 응징자로 재해석 되었습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클로에 세비지의 아름다운 외모와 어울리는 기묘한 매력만큼은 최고조에 이릅니다.


단, 파격적인 복수나 패륜의 잔혹극을 생각한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음을 미리 이야기하겠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지위를 이용한 잔혹 범죄, 리지는 왜 그랬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메리 포핀스 리턴즈> 54년 만에 돌아온 가족 뮤지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