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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Feb 24. 2019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마음을 치유하는 여관

울다 웃다 힐링한다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코사카 키타로, 若おかみは小学生!, Okko's Inn, 2018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BIAF)때 보지 못해  시사회로 챙겨본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은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 영화가 아님을 실감했습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서 따스함과 감동, 온천여행 다녀온 듯 힐링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신카이 마코토'감독이 왜 극찬했는지 알겠더라고요. 일본에서는 본 사람이 추천해 만들어진 20주 연속 장기 상영, 역주행 신화라고 합니다. 어른을 무안하게 만드는 야무진 열두 살 초딩이들, 같이 울다 웃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아이들을  만나볼까요?





웃코가 신비한 일을 겪는 온천 여관 '봄의 집'



작은 사장님이 되어 봄의 집을 이어줘!



부모님을 졸지에 잃은 옷코는 여관업을 하는 할머니 집의 돌봄을 받게 되었습니다. 온천을 즐기며 묵을 수 있는 여관 이름은 '봄의 집'.  슬퍼할 겨를 도 없이, 각종 벌레와 이 집에 사는 유령 때문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요. 할머니의 소꿉친구였던 유령 하리보가  웃코를 살린 장본인이기에 옷코는 소원을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얼떨결에 할머니의  여관 '봄의 집' 작은 사장님이 됩니다.



집의 정령들.  유리보, 종돌이, 미요



여관일은 초등학생 옷코에게 어려운 일이죠. 접객 매너, 손님을 살피는 섬세한 서비스, 누구에게나 최상의 예절과 음식을 제공하는 완벽함 등.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는 징징거림은 용납되지 않는 프로의 세계입니다.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유령 하리보와 미요, 도깨비인지 먹깨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아기 요괴 종돌이까지 합세해 옷코의 수호천사가 되어 줍니다.



음식이 어떤 맛인지 먹어보고 싶을 정도온천 푸딩, 두부 스튜, 무화과 주스, 스테이크, 와인 밥 등등



옷코는 할머니를 도우며 음식으로 마음과 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또한 누구도 거부하지 않고 모든 이를 품어주는 온천의 전설을 믿게 됩니다. 라이벌인 핑크 프릴과 티격태격하지만, 경영철학, 마케팅 아이디어, 어릴 때부터 가업을 잇기 위한 준비된 프로의식에 놀라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늘 곁에 있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성장해 가고 있는 옷코를 보는 내내 대견하고 자극받았습니다.



시련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를 만나면서 작은 일에도 투정 부리고 포기하는 자신을 반성기도 했습니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가 조금씩  거친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한 준비과정의 시행착오를 같이 겪는 듯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밝고 경쾌한 캐릭터로 표현해 마음이 더 아프더라고요.



일본은 집안 대대로 가업을 잇는 전통이 지켜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영화 속 온천은 만들어진 가상 공간이라지만 꼭  존재할 것만 같은 파라다이스입니다. 하나노유 온천은 상처 입은 동물들의 치료공간이며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신비한 공간이죠. 동물 가면을 쓰고 키쿠라 춤을 추는데 선택된 아이들만 춤출 수 있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설정은 지브리 스튜디오 작화 감독 출신 '코사카 키타로'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집안 대대로 가업을 잇는 일본의 전통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은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

입니다. 귀엽고 깜찍한, 그래서 웃음이 절로 나는 캐릭터와 부드러운 작화, 톤업된 밝은 세계가 잃어버린 동심을 찾아줄테니까요. 죽음과 삶의 철학적 사유를 애니메이션 한편으로 얻을 수 있다니, 이 어찌 가성비 높은 문화 형태라 하지 않겠습니까.




©  코사카 키타로 감독 내한 gv



Q) <웃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연출 계기는


감독:원작의 특징이었던 여관업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 숙박업은 자신의 감정을 내세우면 안 되고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직업이다. 남을 위해 노력할 때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요즘 전반적인 트렌드가 자기중심적이지만 원작은 타인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달라서 선택하게 되었다.


프로듀서:

원작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단샤 아동문학이다. 처음에는 아동을 위해 만들려고 기획했다. 하지만 아동도 극장에서 부모동반하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기에 어른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같이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Q) '하나노유'온천이 갖는 의미가 크다. 배경으로 한 이유가 궁금하다.


: 나도 하나노유 온천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온천은 실제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다.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투영된 공간이다.




평점: ★★★★

한 줄 평: 공부하라는 잔소리 야하는 세상, 대신 직업인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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