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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r 01. 2019

<항거: 유관순 이야기> 잊지 말아야 할 3.1절 그후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슬픔과 분노가 안으로 들어오더라

© 항거: 유관순 이야기, 조민호 , A Resistance, 2019



하나뿐인 목숨을  내가 바라는 것에
마음껏 쓰는 것, 그것을 '자유'라 한다.



오늘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의미 있는 날을 맞아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삼일절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유관순 열사에 대한 영화가 없었던 찰나, 외모와 분위기까지 찰떡인 고아성 배우를 통해 스크린에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우리는 개구리가 아니다!



영화를 보기 전 냅킨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많이 슬퍼서 눈물이 펑펑 나올 줄 알았는데, 먹먹한 슬픔이 안으로 들어오더라고요.  다시금 그날에 광장으로 나온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합니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당시 열일곱이던 유관순 열사가 병천 아우내 장터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  서대문 형무소에 잡혀와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3.1 만세운동 이후 1년을 다루고 있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로 끌려온 여성들과 한 방을 쓰며 일제에 항거한 날들을 극화했습니다.




대한독립만세!!



8호실 여성 감옥 3평. 30여 명의 여성이 앉을 자리조차 없어 서 있어야 하는 좁디좁은 열악함 속에서도 조선의 독립을 생각하고 연대를 이룬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울다가 누가 오면 뚝하고 울음을 그치는 개구리였던 사람들. 감옥 안에서도 조국 독립을   외치던 사람들의 함성이 마음 깊은 곳까지 파고듭니다.


100년 전 나이와 신분, 성별을 떠나 광장으로 나오게 한 힘은 일본의 탄압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유를 향한 인간의 의지였죠.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든 판에,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나라의 독립을 꿈꾸던 많은 사람들은 만세를 외쳤습니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영화는 대부분 흑백이지만 관순의 과거 회상과 가족 장면은 컬러로 표현됩니다. 무채색의 흑벽 화면은 절제와 숭고함을 더욱 가치있게 만드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힘든 고문 속에 누구든 무너질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열일곱 소녀의 강했던 기개는 지금도 이해할 수도 따라갈 수도 없습니다.


만약에 만세를 부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요? 후회한 적 없냐는 질문,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냐는 말은 관객이 던지는 질문 같았습니다.



어둡고 두꺼운 벽에도
틈은 있나보다,
그 틈으로 빛이 새어나오니까..


  


나중에 해보기나 할 걸 하면서 후회하기보다는 나는 이런 것도 해봤다고 말하고 싶었다던 대사는 100년 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100년 전 만세는 부를 수 있는 자격도 연유도 다 달랐던 귀천 없던 외침이었습니다.  항거(抗拒) 순종하지 않니 하고 맞서 반항함의 뜻을 돼새기는 하루 되길 바랍니다.



덧, 유관순을 고문했던 조선인 #정춘영 은 허구 인물인 줄 알았지만 실존 인물이라니 너무나 놀랐습니다. 항거 엔딩크레딧 노래는 #고아성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등이 직접 부른 #석별의정 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안으로 파고드는 그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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