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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r 02. 2019

<아사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사코 , 하마구치 류스케, 2018, Asako ,  寝ても覚めても
정말 소중한 사람에겐 소중하게
대해주면 되니까..




제71회 칸영화제에 선보이며,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 선보이자마자 매진 행렬!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아사코>는 사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1월 #한국영상자료원 에서 챙겨본 영화의 여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돌아오는 화이트데이에 어울릴만한 가슴찡한 로맨스 영화로 추천합니다. 기대하던 <아사코>의 3월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포근한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만화 속 캐릭터처럼 신비한 매력을 가졌으나 위험한 사랑 '바쿠'와 성실하고 안정된 현실적인 사랑 '료헤이'. 상반된 매력을 가진 이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여성을 다룬 <아사코>는 여성 판타지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습니다. 형태로 색깔도 알 수 없고,  붙잡을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좀 늦더라도 아사코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돌아올게"


전시를 보러 간 아사코(카라타 에리카)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한 남자에게  눈길이 갑니다. 이내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하며 연인이 되었고, 꿈같은 나날들을 보내 던 중 갑자기 '바쿠(히가시데 마사히로)'는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원대 자주 사라지곤 했다는 친구들의 위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죠. 그렇게 아픔의 시간을 견뎌 겨우 잊고 살던 아사코 앞에 바쿠와 똑같이 생긴 남자 '료헤이(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만납니다.  혹시 바쿠가 아닐까 호감과 혼란스러움이 교차되지만 그 남자는 전혀 다른 타입의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영화 <아사코>, 바쿠인가 료헤이인가



결국 아사코는 료헤이와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착실히 회사 생활을 하며 안정적인 삶을 계획하고, 아사코의 무리한 부탁에도 싫은 내색하나 없이 헌신적인 도움을 주는  고마운 사람. 어떤 일에도 신념을 갖고 정진하는  료헤이의 올곧은 성정은 곧  아사코를 향한 변치 않는 마음이라 할 수 있죠.  아사코는 료헤이와 만나며 삶을 재정비하고, 아픔을 치료하고, 성장합니다.




"료헤이를 어떻게 할지
모를 정도로 너무 사랑해.."




둘도 없는 사랑을 받은  아사코의 마음은 커져 료헤이를 깊이 사랑합니다.  둘 사이의 믿음은 어떤 것으로도 자를 수 없는 단단한 결정체가 되고 있었죠.


하지만 갑자기 사라진 바쿠가 나타나며 모든 일상은 파괴될 위기에 놓이게 되는데요. 만약 첫사랑이 불쑥 찾아온다면? 불꽃같이 타올랐으나 이내 꺼져버린 옛사랑, 가끔 생각도 나지만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하루가 더 소중한 지금.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켜켜이 쌓아 올린 삶을 버리고 특별하고 짜릿함을 따라갈 용기가 있습니까?



© 과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옛사랑과 닮아서일까?  수많은 질문을 하게 한다



영화는 외모가 같은 두 사람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아사코의 운명을 사진전 장면으로 보여줍니다. 쌍둥이 딸이 등장하는 한 작가의 사진전에서 처음 만난 오사카의 바쿠와 이후 도쿄에서 만난 료헤이와 전시 관람이 묘한 대칭을 이루는데요. 이는 앞으로의 세 사람의 전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겉모습이 같으면 같은 사람일까요?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 빠진다는데  당신은 어떤 타입인가요?


또한, 보리(麦)라고 쓰고 바쿠(ばく)라고 읽는 독특한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하던 아사코는 커피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료헤이 또한 사케 회사의 직원인  만큼. 이 셋은 곡식, 열매와 관계가 깊고, 이를 관장하는 '물'과도 인연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사카로 발령받아 얻은 집 앞에 강이 흐르는 이치와 닮았으며, 비로 불어난 강을 보며 동상이몽을 이루는 대화로도 알 수 있죠. '물이 더럽다'라고 말하는 료헤이와 '그래도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아사코의 대사는  관계를 향한 진짜 속마음일까요?




© 사랑은 찢긴 상처와 성긴 아묾을 반복하는  성장이다



영화는 첫사랑과 현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용기 있는 성장담입니다. 결국 이야기는  바쿠를 닮아 료헤이를 좋아하게 된 건지 명료하지 않은 마음이며,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OST '토부비츠(Tofubeats)'의 'River'의  가사에도 함축되어 있죠. 사랑은 흐르는 강물 같아서 깊이를 알 수 없고, 끊어지지 않지만 손에 잡히지 않으며,  흐르고 형태도 바뀌어  불가사의함이 어려 있다는 것.


으레 사랑은 그런 것 아닐까요?  사랑하게 된 동기는 불분명하지만, 지켜주고 싶은 사랑, 그 사랑을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의 감정이 드는 사람을 만났다는 확신. 내 사랑의 확인하는 방법이 일생일대의 모험일지언정 아사코는 앞으로 그 사랑을 지켜가는 삶을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아사코 I&II >원제를 겉어내고 국내 개봉은 <아사코>로 정해졌습니다.   LG V30 광고와 나얼의 뮤직비디오 '기억의 빈자리'로 알려진 청초한 매력의 '카라타 에리카'의 첫 주연작이며, 한국의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히가시데 마사히로'의 1인 2역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영화입니다. 한 번 더 보고 싶을 정도로 많은 여운이 있는 작품입니다. 국내 개봉은 3월 14일 달콤한 화이트데이군요! ^^


평점: ★★★★☆

한 줄 평: 사랑에 대한 모순된 질문을 던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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