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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r 05. 2019

<그때 그들> '파울로 소렌티노'감독의 인생 3부작

© 그때 그들, 파올로 소렌티노


인생의 아름다움을 논한 <그레이드 뷰티>, 청춘을 칭송한 <유스>와 함께 '파올노 소렌티노'감독의 인생 3부작 마지막을 장식하는 <그때 그들>은 '욕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노골적이다 못해 썩은 내, 천박함의 절정을 향해가는 욕망은 157분이란 러닝타임 동안 폭주합니다. 


그래서 불쾌하고, 더러우며,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관객의 기분을 망치려는 의도였다면 제대로 적중! 기가막혀서 웃게되는 이탈리아산 블랙 코미디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누군가를 떠올렸다면 우연의 일치일 뿐,  모티브만 했다고 넉살을 늘어놓지만. 이탈리아의 부정부패의 원흉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저격해 강력한 이미지로 인물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영화 <그때 그들>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두 남자의 욕망이 뿌리라면  둘과 얽힌 자들의 욕망은 가지와 꽃, 열매가 되어 피고 집니다.  영화는 1,2부로 나뉜진 듯한데요.  1부는 연예 기획자인 '세르조(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의 욕망입니다. 권력을 이용해 성공을 꿈꾸는 젊은 사업가로 인생역전을 꿈꾸며 '실비오(토니 세르빌로)'에게 접근합니다. 세르조가 위로 올라가기위해 발악하는 모습이 호화롭게 펼쳐집니다.



영화 <그때 그들> 토니 세르빌로



우린 다 가졌어.
다 가진 거론 충분하지 않아!



드디어 AC 밀란 전 구단주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 총리이기도 한 모든 것을 갖춘 욕망의 화신 실비오를 탐색합니다.  망언으로  총리직에서 잠시 물러났지만 재기를 꿈꾸는 전 총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고 싶은 것을 쟁취하려 합니다. 영화는 이 두 남자의 욕심을 통해 인간의 추악함은 어디까지인가, 마치 대결하는 듯 보여주죠.



감독의 페르소나인  '토니 세르빌로'는 <그때 그들>을 통해 실존 인물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합니다. 최근 <안개 속 소녀>에서 보여줬던 이미지와 180도 다른 매력 때문에 그가 왜 명배우인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죠. 시종일관 우스꽝스럽게 웃는상을  유지하는 통에 더더욱 불쾌함이 배가 됩니다.



영화 < 그때 그들>


영화는 끝도 없는 풍자와  미장센, 은유와 해석이 난무합니다. 그 난잡하고 추잡함 속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장면은 아무래도 오프닝과 클로징이겠죠.  양 한 마리가  그의 집에 들어선 순간 자동 센서덕에 에어컨이 움직입니다. 에어컨의 온도가 점차  내려가면서 양은 견디지 못해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죠. 이는 작은 자극에도 치명적일 수 있는 국민들을, 자동으로 센서를 놀리고 있는  저택은 모든 것을 장악한 실비오의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삼선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모티브 했다



지진으로 무너진 도시에서 건진 예수 조각상은 실비오가 터트린 화산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해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그의 손바닥 안에 있는 이탈리아 국민들은 또다시 암흑의 길을 걸어가야하는 비참함을 말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양손에 떡을 쥐고도 입으로 또 다른 떡을 먹으려 하는 욕심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157분 동안 보여주는 욕망, 욕정, 욕심은 굉장히 피로함을 유발하긴 합니다.  



평점: ★★★

한 줄 평: 정치판은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어 어디서든 구린내가 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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