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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r 12. 2019

<엔젤페이스> '마리옹 꼬띠아르' 색다른 매력이 인상적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모녀이야기

엔젤페이스,바네사 필류, GUEULE D’ANGE, ANGEL FACE, 2018


#엔젤페이스

<엔젤페이스>는 외로움에 관한 영화입니다. 찰나의 외로움도 견딜 수 없었던 여성을 연기한 '마리옹 꼬띠아르'의 색다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다양한 캐릭터 중에 퇴폐적이고, 무지한, 그러나 아름다운 슬픔을 표현했고, 본인 또한 적잖이 도전적인 연기였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공식 초청작이며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감독, 사진작가로 활약 중인 프랑스 여성 감독 '바네사 필로'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영화 <엔젤페이스>



두 사람은 언제나 사랑이 절실합니다. 엘리는 엄마의 사랑이 필요하고, 마들렌은 연인의 사랑이 필요하죠. 술과 담배, 유희 앞에서 마들렌은 돌봐야 할 대상이자,  약자인 엘리를 종종 잊습니다. 그럴 때면 익숙한 듯 엘리는 엄마의 기분을 살피고,  스스로 뭐든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쁘고 반짝이는 모든 것은 모녀의 소유인 것처럼  형형색색, 반짝반짝 화면은 빛납니다. 이는  애정결핍을 잊기 위한 생존방식이며,  주목받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입니다.  글리터 메이크업, 스팽글, 파티 의상은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입니다.



영화 <엔젤페이스>



엄마와 딸은 거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하던 딸이  엄마의 인생을 답습하는 과정이 종종 벌어집니다.  영화는 잔인하리만큼 엄마를 따라 하는 아이를 보여줍니다. 화장을 하고, 술을 입에 달고 사는  등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장면이 많았습니다.


아마 영화를 본 관객은 대부분 엄마를 탓할 겁니다. '어쩌면 엄마가 저럴 수 있어?'라며  손가락질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분명 마들렌은 자아가 강한 사람입니다. 모성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들렌은 엄마이기 이전에 사랑받고 싶었던 한  인간임을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로 대리경험할 수 있습니다.


영화 <엔젤 페이스>에서 파격 변신을 보여준 '마리옹 꼬띠아르'


다시 오프닝으로 돌아가 봅니다. 엄마는 내일 결혼식이 떨린다며 술을 입에 대고 삽니다. 그때 엘리는 엄마보다 어른스럽게 위로해줍니다. 줄거리만 본다면 문제 있는 엄마, 애정결핍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라 치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파티에서 처음 만난 남자를 따라나간 후 이야기는 다른 성격으로 흘러갑니다. 전반부가 엘리의 시선으로 본 어른의 삶이었다면 엄마가 집을 나가면서 엘리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마음이 요동치는  영화입니다. 알록달록한 색감 속 아이들의 현실을 보여준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차라리 무니가 엘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 같습니다. 아마 엄마는 자신의 욕망을 또 다시 꺼내들 겁니다.


버려진 시간 동안 엘리가 혼자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아무도 모른다>가 생각났습니다. 외로움을  겨디지  못해  스스로 생채기는 내는 아이가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앨라인 악소이-에테익스, 연기가 처음



비로소 엘리는  성장했습니다. 이제 엄마가 없는 시간을 견딜 수 있을 겁니다.  바깥세상을 보고 싶고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싶으며 땅 위와 하늘의 기쁨도 누리고 싶었던 인어공주처럼 엘리의 인생이 꽃길만 가득하길 멀리서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더 화려하게 빛나는 외로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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