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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Mar 29. 2019

<더 길티> 듣는 영화, 당신의 편견과 양심에 관하여

© 더 길티, Den skyldige, The Guilty, 2018, 구스타브 몰러


<더 길티>는 '개봉 미정'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개봉 확정이 된 영화입니다. 감독 '구스타브 몰러'의 데뷔작이며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덴마크 영화기도 하죠. 또한 폐쇄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벌어지는 상황이며 극중 인물은 주인공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혼자 이끌어 가고 있는 1인 극입니다. 199년 미국 살인 사건 실화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본격 ASMR 영화



전화를 통해서만 단서를 찾아 사건을 해결해야 하며 그래서 소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 영화의 매력을 알아봤고 '제이크 질렌할'의 리메이크 확정이 난 가성비 갑 영화입니다. 무엇보다도 영화관에서 보지 않는다면 온전히 느낄 수 없는 소리로 말하는 영화답게 극장 관람을 추천합니다.





1인 극이자 폐쇄성이 짙은 스릴러다



아스게르는 경찰입니다. 그는 재판 중이고 112 긴급신고센터에서 일하는 중입니다. 오늘도 그럭저럭 시간을 때웠네요. 일이 손에 안 잡히는가 봅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퇴근이고 내일 있을 재판에서 동료의 증언이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아스게르는 직감적으로 남치임을 깨닫습니다. 여성을 살려주겠노라고 말했고 집에 있는 여섯 살짜리 아이에게도 엄마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아스게르는 목숨줄 같은 통화를 반드시 붙잡아야 합니다.


갇힌 공간의 답답함은 직접 도와줄 수 없는 상황에도 한몫한다



영화 <더 길티>는 오직 소리로만 사건을 파악하고 상상해야 하는 한계 앞에서 한마음으로  체험하는 영화입니다. 굉장히 관객을 코너로 몰아가는 잔인한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긴급신고센터는 묘사되는 상황을 듣고 조치를 취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설정입니다.



긴박함과 절박함, 공포와 서스펜스가 느껴지는 폐쇄적인 상황실은 담담함과 어지러움, 모든 감각을 깨어나게 합니다. 보는 내내 머리가 아프고 속이 타들어가는 압박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전화기 너머 신고자의 상황을 듣고 어디인지, 어떤 상태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유추해야만 하는 미션. 우리가 얼마나 시각적인 것에 현혹되어 청각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일깨워 주는 경험이자 같은 사건에도 다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는  편견입니다.



붉고 푸른 빛도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는 주인공 아스게르를 연기한 '야곱 세데르그렌'의 미묘한 얼굴 근육 변화와 때에 따른 목소리 톤의 높낮이고 한층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거기에  클로즈업, 푸른빛과 붉은빛의 조명 교차, 롱테이크 등을 통해 영민하고 세련된 만듦새도 자랑합니다.



영화는 이처럼  편견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뒤통수를 날리는 반전이 있습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에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이라면 어쩔 건가? 조직문화에서 개인행동은 해도 되는 걸까? 권력을 가진 자의 직권 남용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 걸까? 양심의 가책은 무시해도 되는 건가? 끝으로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영화를 본 관객의 답변이 궁금합니다.


영화 <더 길티>



덧, <더 길티> 상영관은 CGV와 개인 극장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엄청난 관크로 100%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만.  소리가 8할인 영화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극장으로 관람하길 추천합니다.




평점: ★★★☆

한 줄 평: 적막한 바다 밑의 푸른 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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