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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03. 2019

<썬키스 패밀리> 한국 사회의 터부를 건드린 발칙함

가족과 성(性), 음지에서 양지로

© 썬키스 패밀리, Sunkist Family, 2017, 김지혜



'가족끼리 왜 이래~', '애들은 가라~다 크면 알게 돼!'라는 말로 덮어버리는 한국 사회의 성(性).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가족과 성(性)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거기에 밝은 톤의 섹시 코미디를 접목했다고 할 수 있죠. 한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소재를 유쾌하게 담았습니다.


박희순의 애교를 200% 만끽할 수 있는 영화다


20년 차 부부임에도 깨 볶는 냄새가 천리 밖까지 나는 부부 준호(박희순)과 유미(진경)는 막둥이 진해(이고은)의 일생일대 고민거리입니다. 엄마 아빠가 삐그덕 쿵(?)을 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지지만, 냉랭한 분위기가 비치면 진해도 불안불안하죠. 멀어진 둘 사이를 귀여운 큐피드가 엮어주려 고군분투한다는 게 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씨스타 윤보라의 연기는 .. 흠..


한편 아들 철원(장성범)과 딸 경주(윤보라)는 신체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들은 첫 경험에 좌절을  느끼고 딸은 초경을 하지 않아 걱정이죠.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여사친 미희(황우슬혜)가 이사 오고 그때부터 엄마의 오해는 날로 커지기만 합니다.



우리 진해가 다 한 영화, 진해 나오는 분량만 모아보고 싶을 정도♥



영화는 엄마와 아빠, 아빠와 옆집 아줌마의 사이를 아이 진해의 시점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진해는 자유분방한 집안 분위기에서 자라납니다.  성(性)을 부끄럽고 감춰야 하는 게 아닌, 사랑하는 사이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행복으로 생각하는 아이죠. 얼마나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일인가요. 성(性)은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도 아니고, 부끄러워할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사랑으로 잉태된 아이는 축복받아야 마땅한 일입니다.



아빠 엄마가 삐그덕 쿵 해야 우리가족이 행복해!


특히 부부로 나온 박희순 배우와 진경 배우의 부부 연기는 찰떡 호흡을 보입니다. 아이들 앞에서 스킨십은 자연스럽고 사랑한다는 표현은 거침없이! 박희순 배우의 찰진 대사 때문에 많이 웃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걸리적 거리지 않고 플랫한 몸매'라는 대사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네요. 받아 적어야할 것 같은 드립이 아주 줄줄이 나옵니다.


성(性)을 밝고 유쾌한 톤으로 그렸지만, 아쉽다


발랄한 분위기에 음지의 성(性)에서 양지의 성(性)으로 끌어올린 것 까진 좋았습니다만.   매끄럽지 못하게 어떻게든 마무리 지르려한 결말이 촌극을 떠오르게 하네요. 오프닝 시퀀스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가족의 댄스가 인상적이었으나, 모든 호감이 무너지는 결말부가 안타까웠습니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열일하는 거미처럼 얽히고설켜 버린 관계를 어떻게든 싹둑 잘라서 결과물을 만들려한 억지스러운 결말이 흠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이의 시선으로 본 엄마 아빠라는 건전한 성(性) 문화, 특히 진해와 진해 친구의 귀여움이 자꾸만 보고 싶은 영화기는 했습니다.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 찾는다면 괜찮을 영화입니다.


이분이 여기서 왜나와?



참, 이준익 감독이 깜짝 출연합니다. 꽤 분량도 있어요. 아마 <사도>, <박열>,<꾼> 제작진이 만든 영화라 출연한 게 아닌지 짐작해 봤습니다. 음악감독에는 백하형기가 참여했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외쿡스타일의 가족들, 영화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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