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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05. 2019

<막다른 골목의 추억>인생 최악의 순간 나를 살린 행복

© 막다른 골목의 추억, デッドエンドの思い出, Memories of a Dead End, 2018, 최현영


영화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스물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나이,  마음이 떠나간 이별,  영업 종료를 앞둔 카페 등 끝자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원작을 영화화했으며, 가수에서 첫 주연을 맡은 수영과 'BOYS AND MEN'의 '다나카 슌스케'의 케미가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조용히  괜찮다고,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는데요. 막다른 골목의 끝집이지만  어쩌면 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할 오랜  충전을  기다려주는 듯합니다.



이별은 잔인하지만 통보를 해야지.. 남친 정말..


4년째 장거리 연애 중인 유미(최수영)와 태규(안보현). 유미는 소원해진 태규가 궁금해 일본 나고야에 무작정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현실은 이별이란 참담함이었습니다. 그렇게 나고야의 추억은 쓰라린 상처가 되고 한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게 됩니다.



막다른 골목의 엔드포인트



둘이서 왔던 나고야를  혼자서 돌아가야 하는 상황,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멍하니 낯선 도시를 방황하다 우연히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카페 '엔드포인트'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은 가끔 오는 여행객 말고는 동네 사람들만 찾는 카페지만 나고야에선 꽤 유명한 게스트하우스기도 한데요. 유미는  모퉁이 끝자락에 매달려 떨어질 듯 말 듯 한 자신을 엔드포인트에 무작정 맡기게 되죠.


최수영과 타나카 슌스케의 케미가 잘 어울렸던..


며칠을 잠만 자며 무기력하게 보내던 유미가 걱정이 된 주인 '니시야마(타나카 슌스케)'는 미소 토스트와 커피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말을 겁니다. 둘은 함께 고민거리와 미래, 연애관을 나누며 금세 친해집니다. 유미는 막다른 골목 엔드포인트에서 모든 것을 털어내버립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하고 싶은 익명성이 보장된 곳이 바로 엔드포인트였던 셈입니다.


나고야의 TV 타워, 랜드마크라고 한다


유미에게 나고야는 태규와의 추억만으로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오롯이 본 나고야는 전철 다니는 소리, 동네 사람들의 수다, 바닷가의 파도, TV 타워에서 내려다본 전경이 아름다운 동네였죠. 여행은 누구와 언제 가느냐에 따라 보지 못했던 관경과 분위기를 느낍니다. 여행을 통해 힘들고 지칠 때 꺼내보고픈 추억이 또 하나 쌓였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을 위한 천천히 흐르는 영화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만의 보물이 있습니다. 마음속의 보물을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은 빼버려도 됩니다. 당신은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원을 만들어 나아가면 되는 겁니다. 아직 당신의 주머니에 계획이 들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충분히 쉬고 텅 빈 주머니를 채워 넣으면 되는 겁니다.


누구나 길을 걷다가 막다른 골목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은 언제나 아쉽고 슬픕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이 있듯 헤어짐은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합니다.  도약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모든 이에게 충전할 수 있는 엔드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고야 여행을 가고 싶다!


덧, 영화는 벚꽃이 피어나는 이맘때 보기 좋습니다. 벚꽃이 만발한 장면뿐만 아니라, 직접 엔드포인트에 들러 미소 토스트나 오므라이스 등 음식으로 위로받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더라고요. 나중에 일본 여행간다면 꼭 들러보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오랜 활동을 해온 소녀시대 '수영'의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

 'BOYS AND MEN'의 '다나카 슌스케'의 단백한 호흡도 좋습니다. 역시나 봄 하면 빼놓을 수 엇는 버스커버스커의 음악도 들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끝은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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