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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피아노!> ‘칠리 곤잘레스’의 기이한 궤적탐구

by 장혜령
IMG_20190607_170509_986.jpg 닥치고 피아노, Shut Up and Play the Piano, 2018, 필립 예디케



이 시대 가장 논쟁적인 피아니스트 ‘칠리 곤잘레스’를 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음악천재, 광적인 퍼포머, 랩하는 피아니스트, 관종, 괴짜 등. 이 중에서 딱 하나를 골라 하나로 규정할 수 있을까? 영화 <닥치고 피아노!>는 펑크, 랩, 클래식까지 섭렵하는 ‘칠리 곤잘레스’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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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칠리 곤잘레스



헝클어진 머리에 땀범벅, 목욕 가운을 입고 피아노 앞에서 눕기도 하고, 부실 듯 치다 결국 피를 보기도 한다. 잘 차려 입은 슈트에 포마드 바른 스타일, 깔끔하고 신사적인 분위기의 피아니스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가슴의 털은 매력이라고 당당하게 밝히는 음탕함, 과격한 랩도 서슴없이 내뿜는다. 즉흥적이며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 이런 행위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다.


그렇다 그는 평범한 이름 ‘Jason Charles Beck’을 버리고 요란한 이름 ‘칠리 곤잘레스’를 택한 기인이다. 스스로 피아니스트가 아닌 무대 위의 엔터테이너라 말한다. 본인을 대신할 배우를 공개 모집해 함께 연기한다. 여기서 대역은 페르소나를 내세우는 현대인의 동정이요, 진짜 인생을 타격하는 반항이다.




영화 <닥치고 피아노>


칠리는 세 살부터 할아버지에게 피아노를 배웠다. 음악이나 영화를 만들기도 했던 형과는 영감의 원천이자 음악적 애증관계 관계였다. 유대인이었지만 캐나다 퀘백에서 태어났으며 종교를 믿지 않는다. 예수 대신 자기 뒤엔 아버지가 서있었다고 고백한다. 예술대신 돈을 중시했던 아버지나 형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는 선언 같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할 줄 알고 새로운 배움에도 늘 도전하는 모습은 배워 마땅하다. 그의 음악이나 퍼포먼스는 때론 이해불가다. 하지만 이해하지 말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예술은 때론 우리의 마음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흔들어 놓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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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0190607_170509_985.jpg 페이퍼 나인 6월호 기고



* 전문은 페이퍼나인 6월호 *페이퍼 나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냉정과 열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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